매일신문

<인터뷰> 6집으로 돌아온 가수 이수영

"듣기 편한 이지 리스닝 음악"

대표적인 발라드 여가수 이수영이 가을빛을 띤 6번째 앨범 'The Colors of My Life'를 들고 팬 곁으로 돌아온다.

이수영은 이번 앨범에 대해 "듣기 좋고 듣기 편한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이라고 설명한다.

"편안한 느낌을 전하고 싶었어요, 노래 부를 때도 그렇고 곡 자체도 그렇고요.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와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앨범은 그의 말대로 기교를 배제한 채 담백한 느낌이 살아 있어 쉽게 다가온다. 1999년 데뷔 이래 5년 동안 6번째 정규앨범을 낸 어엿한 중견으로서의 경험도 앨범 곳곳에 배어 있다.

"이번에는 한곡한곡 마음에 들 때까지 녹음하는 데 집중을 했는데도 마음이 참 편안했어요. 자유롭다는 느낌으로 하나하나 풀어 나갔거든요."

인트로에 이어지는 첫곡인 '순간'은 윤사라·황성제 콤비가 작사·작곡한 노래로 고급스런 현악 연주와 이수영의 애절한 보이스 컬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클라이맥스로 가면서도 넘치지 않고 오히려 절제하려는 창법이 돋보인다.

타이틀곡은 바람부는 소리를 연상케 하는 '휠릴리'.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멜로디와 세련된 편곡이 돋보이는 발라드로 히트가 예상된다.

또한 심현보 작사·작곡의 '안단테'는 후렴구가 귀에 쏙 들어오는 곡으로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이수영이 홍보대사를 자처한 신인가수 심플리 선데이가 작곡하고 직접 작사한 '꽃'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아픈 마음을 절제하는 톤으로 풀어냈다.

이번 앨범에서 이수영은 자신이 노랫말을 지은 노래를 4곡 담았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느낌을 잘 표현한 이 노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연애하고 싶은 여자'다.

"MBC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평소에 드라마를 잘 보는 편이 아닌데 빠지면 재방송으로라도 보충해서 봤거든요. 이 드라마를 보다 떠오르는 느낌을 한 15분 만에 옮겨 적었는데 이 노래 가사가 됐어요."

"혼자 있는 날 보며 내 친구들은 넌 아직 눈이 높다며 외로움을 더 깊게 느껴봐야 정신을 차릴 거라 말해/하지만 사랑이란 무얼까 이번에 좋은 사람 만나면 꼭 붙잡아야지 정말 외로워 널 기다릴께"라는 가사가 코믹하면서도 절절하다.

실제로는 어떨까? 이수영은 특별한 이상형은 없지만 "믿을 수 있는 남자라면 된다"는 대답을 들려준다.

재즈와 보사노바 느낌으로 풀어낸 '혼자 짓는 미소'와 경쾌한 디스코 풍의 'You Want Me' 등도 발라드와는 다른 느낌을 전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가 부른 'Silent Eyes'는 에코 사운드를 강조한 편곡이 명상적이면서도 신비스런 느낌을 자아낸다.

히트곡 'I Believe'를 일본어로 부른 마지막 트랙은 특유의 동양적이면서 깊이 있는 음색이 한국어 버전과는 또 다른 맛을 전한다.

깊이 있는 목소리를 가진 이수영에게 발라드를 잘 부르는 비결은 무엇인지 물었다. "슬픈 노래를 부르려면 그 느낌을 가져야 하잖아요. 노래를 부르기 전에 감정을 살릴 수 있는 많은 생각을 해요. 그렇지만 노래를 할 때는 다른 생각보다는 노래 마디 하나하나에 집중합니다."

이수영은 이 앨범에 앞서 올해 초 리메이크 앨범 '클래식'을 낸 뒤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후 다른 리메이크 앨범들도 잇따라 출시돼 리메이크 열풍이 불기도 했다.

"리메이크 앨범과 새 앨범이 모두 어려워요. 특히 리메이크 곡은 이미 완성된 좋은 곡을 망쳐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면 안되잖아요. 더 열심히 불렀어요."

그는 지난 2월 아듀 콘서트와 함께 일본 진출 계획을 밝혔다. 지난 6월 싱글 한 장을 냈으며 앞으로 싱글과 정규 앨범 한 장씩을 더 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제 시작이죠. 요즘 일본과 우리나라를 오가면서 녹음하고 활동하느라 바쁘게 지냈는데 앞으로 더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이번 앨범이 나온 만큼 당분간은 국내 팬과 만나는 시간을 많이 만들 계획입니다."

오는 10일 발매를 앞두고 있는 이 앨범은 벌써 선주문량만 해도 20만장을 넘어서 "역시 이수영"이란 탄성을 자아낸다.

뉴질랜드에서 촬영한 김상경·신하균·한지혜 주연의 20분짜리 뮤직비디오도 영화 못지않은 웅장하고 실감나는 영상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뮤직비디오와 별도로 1분짜리 예고편도 도입했다.

극심한 침체를 맞고 있는 우리 가요계에 이수영의 이번 새 앨범이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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