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23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대표는 얼굴마담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내 협의없이 국가보안법 정부참칭 조항 및 법 명칭 수정 용의를 밝혔다가 당 안팎의 반발을 산 데 이어, 22일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당론도출에 실패, 리더십 부재라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박 대표는 "내가 노무현 대통령을 닮아 돌출발언을 한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북방한계선 침범당시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문제삼은 정체성 발언을 당내 일각에서 돌출성 발언이라고 한 것과 국보법 명칭 변경 및 정부참칭 조항 폐지를 여당과 논의해볼 수 있다고 한데 당내 비판을 겨냥한 것이다.
박 대표는 이어 "대표로서 그런 것을 당내 및 여당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느냐"면서 "그것을 돌출발언이라고 하면 대표를 얼굴마담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를 토해냈다.
그러면서 박대표는 "정치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말하고 욕먹는 게 낫다"는 말도 했다. 앞으로 비주류를 포함한 당내 반대세력의 비판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성 발언으로 들렸다.
수도이전 대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사전에 대안이 유출될 경우 서울이나 충청권 등에서 찬.반 의견이 나올 수 있어 보안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며 사전 조율이 안된 이유를 해명하고 "앞으로는 보안이 되지 않더라도 미리 보여주고 논의할 생각"이라며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박대표의 이 같은 역비판에 대한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 국보법 관련 발언은 당론의 기본줄기에서 벗어난 것으로 국보법 개.폐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기본 방향에 혼란을 불러왔으며 정국 최대 현안의 하나인 수도이전문제는 4개월여의 장고끝에도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것 역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는 분위기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24일 오전 대구공항에 도착, '근혜사랑' 대경지부 회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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