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신당복지관 8년째 '사랑의 송편 빚기'

"우리 송편엔 인정 감칠 맛"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오전 11시, 대구 달서구 신당동 신당종합복지관 회의실.

10여평의 좁은 공간에서 주부와 대학생 20여명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열심히 송편을 빚고 있었다.

이들은 추석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의 송편 빚기' 행사에 나선 이들. 혜성병원의 '해오름 봉사단' 10여명과 계명문화대 학생 20명, 살미들 주부봉사단의 자원봉사자 20여명이 3일전부터 참가하고 있다.

최옥강(61'여)씨는 "벌써 사흘 째 송편을 빚어 팔다리가 아프지만 송편을 받아들고 웃는 이웃의 얼굴을 생각하면 힘든 줄 모른다"고 활짝 웃었다.

이들이 만든 송편은 잠시후 160개의 도시락에 넣어져 달서구 성서주공 3단지의 영구 임대아파트에 아파트에 있는 홀몸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가족에게 배달되기 시작했다.

송편 배달에는 이들뿐 아니라 대구성서우체국 집배원 20명이 함께 했으며, 봉사단원들은 송편을 전달한뒤 청소를 해주고 하루동안 이들의 자식과 며느리 역할도 했다.

5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백필연(49'여)씨는 "오늘 하루는 홀몸노인들의 며느리가 되기로 했다"며 "지난해 행사때는 한 할머니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다가 할머니가 눈물을 주루룩 흘리시며 고맙다고 해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음식을 만들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인근의 대형소매점, 독지가, 기업들의 든든한 후원금과 주위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 때문. 당초 복지관은 2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자신도 참가하겠다는 전화가 이어져 50여명이나 나서게됐다.

신당종합사회복지관 도원명 대리는 "쌀 두 가마니로 송편을 빚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할까봐 걱정했지만 뜻밖에 많은 분들이 참여했다"며 "8년째 송편 전달 행사를 하고 있는데 해가 갈수록 참여하는 주민과 후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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