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역없는 외국인 노래대회 '말썽'

경북도 중소기업지원센터가 '외국인근로자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가지면서 유명 연예인을 초청해 과다한 예산을 낭비하고 행사진행도 졸속이었다며 외국인근로자 지원단체에서 반발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경북도 중소기업지원센터는 지난 26일 사업비 5천만원을 들여 구미시민복지회관에서 구미.김천.칠곡 등 경북도내 소재 기업체에 취업중인 외국인근로자 4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석맞이 외국인근로자 위안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구미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는 3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북도 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행사비용으로 집행한 5천만원은 지난 한해동안 구미시(4천800만원)와 대구시(6천만원)의 전체 외국인 관련 예산과 거의 맞먹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외국인 근로자 어울림 한마당' 또는 '외국인 근로자 위안행사' 등으로 이름붙인 이번 행사 홍보비로 1천200만원, 유명가수 2명에게 700만원 등 연예인 초청비로 1천만원을 집행하는 등 단순 노래자랑대회로 전락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행사비용이 주로 연예인 초청비, 홍보비 등으로 엉뚱하게 사용된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통역원마저 준비하지 못해 노래자랑 대회에 참여한 사회자와 외국인 근로자와의 의사소통이 전혀 이뤄지지않는 등 행사가 시작부터 엉망이 됐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경북도 중소기업지원센터는 외국인근로자 지원단체에 아무런 사전협의를 구하지 않고 있다가 행사 2주일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인원동원 및 프로그램 협조를 요청하는 바람에 자체 외국인 근로자 행사를 준비하던 단체들이 행사 중복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는 것.

구미가톨릭근로자문회센터 모경순 사무처장은 "전체 예산 가운데 정작 실질적인 행사비는 20%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여기다 외국인 행사의 가장 기본인 통역원도 없이 행사를 가졌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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