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번엔 '방화'...번지는 '묻지마 범죄'

올해 들어 대구와 인근 지역에 차량 연쇄방화와 '살충제 요구르트' 등 뚜렷한 범행 동기를 찾기 어려운 '묻지마 식(式) 범죄'가 잇따르고 빈집털이 방화사건도 꼬리를 물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연쇄 범행이 지역사회의 물의를 빚자 모방 범죄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찰은 이들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지 못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일 오후 8시 35분쯤 대구 동구 신천동 영신고 씨름부 탈의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건물 일부와 내부 집기 등을 태워 28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10여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난 곳은 지난달 29일에 불이 났던 영신중 씨름부 탈의실과 40m 떨어진 지점.

경찰은 건물의 전원이 차단되어 있었고 가스시설 등이 없는데다 불이 나기 직전에 2, 3명의 그림자를 봤다는 학생들의 말에 미뤄 최근 잇따르는 빈집털이 방화와 유사한 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특히 지난 7월 대구 남구에서 시작된 빈집 방화 사건은 수성구와 동·서구, 경산 등으로 최근 들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을 보여 더욱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빈집털이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방화는 지난 7월 11일 정오쯤 대구 남구 대명2동 박모(80)씨의 집에서 처음 발생한 데 이어 8월에는 수성구로 번져 수성구에서만 12건이 일어났다.

또 9월 들어서는 중구 달성동과 동구 신암동, 서구 비산동의 빈집에서 잇따라 생겨났고 경산에서도 지난달에만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6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올 연초에는 두 달 동안 팔공산 등산로 일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6차례 있었으며 주차차량을 상대로 한 새벽시간대의 방화도 동·북구를 중심으로 9월까지 무려 66차례나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제는 도심공원에서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살충제 요구르트' 범행까지 7차례나 생겨난 것.

그러나 경찰은 이들 사건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은 "범죄 동기를 파악해야 용의자의 윤곽이라도 잡지만 말 그대로 묻지마 범죄인 탓에 범인 검거가 상당히 어렵다"며 "연쇄 범죄 중 일부는 모방 범죄일 가능성도 높아 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건해결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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