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애 넘어 희망찬 미래로" 장애인올림픽 탁구 金 최재식씨

"아직도 가야할 길이 남았습니다.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인걸요." 지난달 29일 폐막된 2004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에서 한국탁구 대표선수로 출전, 금메달과 동메달 각각 1개씩을 목에 건 최재식(38.대구 달서구 도원동)선수. 그는 지난 1일 아테네에서 돌아와 각종 환영행사 등을 치르느라 아직 피로도 채 가시지 않은 몸으로 탁구공 튀기기에 열심이었다.

이번 장애인 올림픽에서 탁구부문 세계랭킹 1위의 꿈을 달성한 그는 4년뒤 중국 베이징 대회를 또한번 재패하겠다는 신념으로 벌써 몸풀기에 나선 것.

최 선수는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에 그쳤던 설움을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지난 15년 세월을 모두 보상받았다. 미사일 운반차량 운전병으로 군 복무 중이던 최씨는 지난 86년, 차량 전복사고로 척추를 다치면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 한창 혈기왕성할 나이인 20살 시절이었다.

"처음에는 장애인이란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한참을 방황했습니다. 그렇게 병원에서 2년의 세월을 보내던 중 TV에 중계되는 '88 장애인올림픽' 탁구 결승을 보며 짜릿하고 박진감 넘치는 모습에 반해 '내가 가야할 길은 바로 저거다' 싶었죠."

금메달을 통해 세계 정상의 꿈을 이뤘지만 그는 이제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베이징대회 우승과 후배 양성을 통해 아직까지 정식 스포츠로 인식 받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 스포츠를 더 많은 사람들의 뇌리속에 각인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장애인 경기도 '스포츠 정신'의 기치 아래 당당히 실력을 겨루는 게임입니다. 재활이나 복지 차원의 경기로만 인식되던 수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데도 아직 장애인 올림픽은 장애인들의 잔치를 넘어서지 못하고 관심 밖에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최 선수는 "장애인 스포츠 저변 확대라는 꿈이 이뤄질 때 까지 탁구 사랑을 그치지 않겠다"며 또다시 부지런히 탁구대 위로 날렵하게 공을 날렸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사진설명 : 2004아테네 장애인 올림픽 탁구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경식씨가 새로운 각오로 4년뒤를 준비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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