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감 이모저모-선거법 처분 '고무줄 잣대' 따져

5일 국감에서 지역출신 의원들은 대구기상대의 기상청 승격 필요성을 강조했고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조치의 형평성 문제를 추궁했다.

의원들은 또 고사위기에 처한 지방공항의 문제도 지적했다.

대구.경북 기상재해 잦아

○…기상청에 대한 과기정위 국감에서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서상기(徐相箕) 의원 등은 대구기상대의 기상청 승격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부산기상청이 관리하는 경상남북도 지역은 남북 기후차가 심하고 기후값의 편차가 커 잦은 기상재해가 발생해 최근 5년간 기상재해 피해액만 5조8천억원에 이른다"면서 "부산기상청이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32.4%를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으므로 대구기상대의 기상청 승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대구.경북지역의 지난해 지진 발생 건수가 9건으로 최다이며 잦은 기상재해로 피해가 크다"면서 "특히 원자력발전소가 이 지역에 집중돼 있어 지진 등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나 대구기상대로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기상청으로 승격시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데 기상청장의 생각은 어떠냐"고 추궁했다.

서 의원은 또 "최근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구기상청 승격에 정부가 반대한다고 하는 데 사실이냐"고 따졌다.

같은 당 김희정(金姬廷) 의원은 기상 예고 문제를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최근 5년간 기상특보 가운데 방재준비를 위한 사전예고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평균 43%이며 특히 예비특보 없이 특보가 발표된 비율도 2000년 20%에서 올들어 7월말 현재 27%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재해에 대한 근본 대책없이 기상 탓만 할 셈이냐"고 물었다.

선관위마다 자의적 판단

○…중앙선관위에 대한 행자위 국감에서 한나라당 이명규(李明奎) 의원은 "선거법 위반행위 조치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없어 형평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주민자치위원이 선거운동을 해 부산에서 8명이 고발조치된 반면 타지역에선 사회자로 등록해 지원 연설까지 했으나 경고에 그친 등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일관된 기준없이 각 선관위마다 자의적 판단에 따라 처분을 내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이인기(李仁基) 의원은 "자치단체장 등이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 중도사퇴, 지방행정의 안정성 및 계속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 16대 총선부터 지금까지 273억원의 재정상 손실을 초래했다"며 "단체장 등의 입후보를 제한하는 것은 참정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적 견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나 폐해 또한 큰데 선관위의 입장은 뭐냐"고 물었다.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후보자에 대한 선거법은 더욱 더 엄격해지는 데 반해 부정선거를 감시하는 부정선거감시단은 전문성이 결여된 주부 아르바이트 수준"이라며 "감시단원이 선거법 위반 사항이 아니어도 적발해 문제삼고 사후에 책임지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대책을 요구했다.

국방비 증감 상반된 입장

○…국방부에 대한 국방위 감사에서 열린우리당 박찬석(朴贊石) 의원은 국방비 예산 감축을 촉구한 반면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 의원은 증액을 요구하는 등 두 지역 출신 의원이 상반된 의견을 개진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남북 대치상황에서 전력증강이 매우 중요하나 전력증강은 무엇보다 합리성과 신뢰성이 중요시 돼야 한다"며 "과도한 국방비 지출은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민경제가 위축되면 다음 국방비 지출의 압박 요인이 되어 장기적으로 국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국방비 증액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이 의원은 현재 "올해 국방 예산은 15% 증가한 22조원이 책정됐지만 이 예산이 자주국방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는 부족하다"며 "제한된 재원의 범위 내에서 재원 활용의 중요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공항 대책마련 촉구

○…건설교통부를 상대로 한 건교위 국감에서 한나라당 김태환(金泰煥) 의원은 "지방공항은 올해 4월1일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됨에 따라 꾸준히 감소돼 대구공항의 경우 72% 운항 감소 현상으로 보였고 기타 지역도 마찬가지"라며 "2010년 경부고속철도가 완공되면 모든 지방공항이 적자로 인해 사실상 폐쇄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원유 수입선 다변화 실패"

○…국회 산자위 소속 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의원은 한국석유공사를 상대로 "석유공사가 비축유 구입과 관련해 유가예측 실패로 850여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며 "특히 2천억원을 쏟아 붓고도 중동의 원유 수입 의존율이 오히려 증가되는 결과를 초래한 원유 수입 다변화정책은 혈세를 낭비하는 대표적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병석(李秉錫) 의원은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테러의 적지로 보이는 국내 석유비축기지는 대응책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축기지 인근에 초소가 있어도 비어 있을 때가 많고 초소간 이격거리도 1km 이상이나 되는 등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재왕.박상전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