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염전으로 향하는 15번 국도 주변에는 고창을 대표하는 명소들이 흩어져 있다.
선운사와 함께 고창읍성과 고인돌군이 그 것이다.
흔히들 전북 고창을 대표하는 3대 명소라 부른다.
해맑은 하늘 아래 쭉 뻗은 성곽을 따라 산책해보고 고인돌 유적지에서 청동기인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가을 나들이가 충만해진다.
◆고창읍성
잘 복원된 성곽과 단정한 잔디, 그리고 우거진 수풀이 여행객에게 포근함을 안겨준다.
봄에는 철쭉과 벚꽃이 읍성의 정취를 더하고 이맘 때면 아름다리 소나무와 대나무들이 나들이객을 반긴다.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이면 인근 학교에서 소풍을 올 정도로 지역주민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고창읍성은 조선 단종 원년(1453년)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한 자연석 성곽이다.
일명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불리는 고창읍성은 나주의 입암산성과 연계되어 과거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의 역할을 했다.
사적 제145호로 성 둘레가 무려 1천680여m, 면적이 12만5천800㎡에 이른다.
성내에는 동헌과 객사 등 22동의 관아건물이 있었는데 모두 불에 타버리고 지금은 한때 성곽과 공북루만 남아 있다.
1976년 대대적인 복원사업을 벌여 작청·풍화루·동헌 등 많은 건물이 제 모습을 찾았다.
이 성의 독특한 점은 나지막한 야산을 이용해 바깥쪽에만 성을 쌓은 것. 평야지대에 원형의 성곽을 쌓은 여느 조선의 읍성과는 다르다.
주민들은 평상시에는 성밖에서 생활을 하다 전란이 일어나면 성안으로 들어와 함께 싸웠다.
다른 읍성과 마찬가지로 고창읍성의 오랜 풍습은 답성놀이. 성곽을 따라 성을 한바퀴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바퀴를 돌면 극락승천한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성을 돌 때에는 손바닥만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 입구에 다시 그 돌을 쌓아둔다.
처음 성을 쌓을 때 주민들이 돌 한개씩 날랐던 대역사를 되새기는 의식이다.
고창군에서는 매년 음력 9월9일인 중양절이 되면 답성놀이를 재현하고 있다.
읍성은 바로 읍내에 자리하고 있어 찾기가 수월하다.
◆고인돌 유적지
고창은 고인돌이 많기로 유명하다.
인천 강화와 전남 화순 지역의 고인돌군과 함께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역사적 보존 가치가 높고 흔히 볼 수 없는 진귀한 유적지다.
고인돌은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양식으로 고창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무려 3만여기가 분포되어 있다
이는 전세계 고인돌의 60%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그야말로 세계 거석문화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 중에서도 고창은 동양 최대의 고인돌 군락지다.
지금까지 85곳 이상에서 무려 2천여기가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아산면 죽림리와 상갑리 일대에 447기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이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고창의 고인돌 유적지가 주목받는 데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가진 고인돌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 고창 고인돌 유적은 죽림리 일대에 동서로 약 1,700여m 범위에 걸쳐 작게는 10톤에서부터 크게는 300톤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고인돌이 산재해 있다.
청동기 시대 때는 이곳이 대규모 공동무덤인 셈. 사람의 몇곱절에 이르는 고인돌 앞에 서면 그 거대함에 위압감마저 든다.
고창 고인돌은 남방식인 바둑판형이 대부분인 다른 지역에 비해 북방식인 탁자식·지상성곽형 등이 두루 분포되어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곳을 찾으면 동북아 고인돌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게 장점. 푸른 초원 위에 늘어선 고인돌을 구경하는 탐방로는 색다른 분위기를 주는 산책 코스다.
코스는 모두 6개로 문화해설사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고인돌공원관리사업소 063)563-2793, 고창군 문화관광과 063)560-2230.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가는길:88고속도로→담양→고서분기점→전주 방향 호남고속도로→백양사IC→고창 방향 15번 국도→고창읍성→고인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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