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가를 울려도 모자랄 판국에 곡소리가 웬말입니까?"
5일 오후 3시30분 농도 경북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의성 안계평야에 상여가 나타나고, 곡소리가 천지를 진동시켰다.
한국농업경영인 경북도연합회 주최로 열린 '우리 쌀 사수, 농협개혁 촉구 경북농민대회'에 참가한 도내 농민 수천여명은 1부 행사가 끝나자 상여와 수백개의 만장 등을 앞세우고 안계평야로 향했다.
농민들의 행렬이 대회장에서 1.5km 떨어진 안계평야 한복판까지 이어진 가운데 농민들은 미리 준비하고 있던 트렉터가 황용진(70·의성군 안계면 용기리)씨의 논 2천여평을 갈아엎자 농민가 등을 부르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홍병기 한농의성군연합회장은 "여름 장마와 태풍 등을 이겨내며 피땀 흘려 지은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의 심정을 누가 알아주겠느냐"며 "정부 당국자들은 이제라도 농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했다.
농민들도 "정부가 농민들을 잘살게 해준다고 약속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추곡수매제마저 폐지한다고 하니 누굴 믿고 살아야 할지…"라면서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걸고서라도 쌀 시장 개방만큼은 기필코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미에서 왔다는 한 여성농민은 "추곡수매제도가 없어진다면 쌀을 어디에 내다팔 수 있으며, 농가부채와 자녀들의 교육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고 "정부의 농업정책을 따르려면 조상대대로 농사지어온 땅을 버릴 수밖에 없으나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일로 우리 농업은 죽어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돌출적인 상황에 대비, 행사장 부근에 배치된 경찰과 공무원, 농협임직원들도 "쌀 문제만큼은 해법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는 반응들을 보이면서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했다.
한농경북도연합회 최태림 수석부회장은 "쌀 관세화 유예와 쌀 시장 추가 개방, 추곡수매제, 식량자급 법제화는 어떤 일이 있어도 관철시킬 것"이라며 "우리 350만 농민들은 생존권을 건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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