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는 아닐까? 한창 어획되고 있는 영덕지역 오징어를 단 2개 업체에서 대부분 싹쓸이해 가는 현상이 계속 벌어지면서 영덕지역에선 이 같은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5일 영덕 강구수협에서 위판된 오징어는 3억5천여만원. 이 중 90% 정도를 포항 소재 모 업체와 경산에 있는 모 냉동업체가 중매인을 통해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축산수협도 마찬가지로 전체 위판액 3억여원 중 95%를 이들 2개 업체가 싹쓸이했다.
강구·축산수협 중매인들은 "지난 9월 이후 어획된 오징어 110여억원 중 90여억원가량을 2개 업체가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5일 강구수협에서 위판된 가격은 상자당 7만3천500~7만4천500원.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5천원선에 비해 80% 가까이 오른 것.
그러나 이 같은 가격 호조에도 불구, 지역 건조업자들은 울상이다.
마른오징어 한 축당(20마리) 시중 거래가가 2만원 안팎인데 현재 어획되는 생오징어를 구입해 건조할 경우 인건비를 포함하면 생산원가만 2만원선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오징어를 건조, 적잖은 수입을 올렸던 영덕지역 해안가 500여 가구는 올해는 아예 생오징어를 구입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영해면 대진리 한 주민은 "2개 업체 중 한 업체는 오징어 조미업체고, 다른 한 곳은 대형냉동업체로 알고 있다"면서 "자금력이 풍부한 이들이 영덕 지역에서 잡힌 오징어의 90% 이상을 매입하면서 값을 올리다보니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주민들은 도저히 상대가 안된다"고 말했다.
2개 업체 관계자와 중매인들에 따르면 영덕 등 동해안에서 싹쓸이하다시피 한 오징어는 냉동 후 중국과 일본에 상당 부분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중국에 오징어가 수출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괜찮다"면서 "일부는 인건비가 싼 중국에서 임가공된 후 다시 국내로 들어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해 오징어 값이 비싼 이유 중 하나는 원양 오징어를 어획하는 포클랜드 일대 조업이 부진해 필요한 만큼 수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2개 업체가 싹쓸이한 것과 관련 우려의 소리도 적잖다.
특히 오징어 어획기간이 지난 후 다시 지역 건조업자 및 시중 등으로 되돌아나오면서 출하가격이 폭등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실제로 매년 냉동업자들이 오징어 어획이 한창일 때 구입해 냉동시킨 후 어획이 끝나면 시중에 출하해 30~100%의 이익을 챙겨왔던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2개 업체가 오징어 투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편 영덕군도 지역 영세주민들이 오징어 가격이 올라 건조를 못한다고 민원을 제기하자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방법을 찾지못해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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