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아파트 건설 예정지나 대상 부지마다 속칭 '알박기'가 성행하는 한편으로 자기 땅을 사넣지 않고서는 아파트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 터무니없이 높은 보상가를 요구하는 지주들이 전문꾼으로 둔갑, 주택사업자들이 골치를 앓는 것은 물론 주택의 안정적 공급과 지역개발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사업 시행사들이 90%까지 부지매입 계약을 해놓고 무리한 보상가를 요구하는 몇필지 때문에 사업을 수 개월째 못하는 피해를 당하고 있는가 하면 달서구 월배지역 대단위(37만평) 지구단위계획지구는 신도시개발이라는 대구시와 달서구청의 목표가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
대구 달서구 유천동 일대에서 아파트 600여가구를 지을 계획으로 작년부터 땅 매입작업에 나서 최근까지 편입부지 대부분을 매입계약하고 중도금 또는 잔금을 치른 나우산업개발은 마지막 남은 몇 개 필지의 지주들이 터무니없는 보상가를 요구하자 대형할인점을 건설한다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전환, 악성 부지는 제척하기로 했다.
또 수성구에서 아파트 사업을 추진 중인 한 시행사는 대부분 편입부지를 사들이고도 몇 개 필지를 계약하지 못해 사업이 늦잡좨지면서 엄청난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은 가운데 '알박기'를 한 뒤 시가의 3배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지주들에 대해서는 일단 땅 매입작업을 마무리한 뒤 검찰에 고발하는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달서구청에 의해 지구단위계획안이 마련된 월배지구에서는 알박기꾼과 고액보상요구 지주들에다 이를 부추기는 부동산업자와 유령시행사까지 가세, 땅값 올리기 경쟁을 하고 있어 신규 주택단지 조성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아파트 1천500여가구를 지을 수 있는 9블록의 경우 역세권에서 떨어져 있는 등 입지여건이 좋지않은 데다 공원 등 공공시설부지로 내줘야 할 땅(감보율)이 25~30%가량 돼 땅값을 평당 300만원 이상 주고는 주택업체 입장에선 수익성이 없어 사업을 할 수 없는데도 일부 부동산업자와 유령 시행사들이 부추겨 땅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놓았다.
하지만 시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보상비를 제시하는 부동산업소나 유령업체의 경우는 사업은 둘째 문제이고, 우선 협상여지를 확보한 뒤 시공사를 끌여들어와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일으켜 부지매입 후 아파트사업을 하려는 구상이지만 현재의 주택경기를 감안할 때 시공사가 없는 것은 물론 돈을 빌려줄 금융기관도 없어 허사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곳에서 부지매입 중인 성원C&D 등 아파트사업 경력이 있는 유력 시행사 1, 2곳을 제외하고는 부지매입에 필요한 계약금조차 없는 부동산업소나 유령업체들로 일단 일부의 땅을 계약해 사업권을 확보한 뒤 전매차익을 노리려는 속셈에 터무니없는 보상가를 제시, 지주들을 꼬득이고 있다.
이에 속아 땅 매매 계약을 하게 되면 관련 부동산업소나 유령시행사가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해를 넘기게 될 경우 잔금은 물론 중도금조차 제때 받지못해 대체투자를 못하는 것은 물론 계약서에 코가 꿰여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적정 가격에 땅을 팔아 계약금에서부터 잔금을 받는 시기를 최대한 좁혀 조기에 대체투자를 하는 것이 재테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업계와 관계기관에서는 사법당국과 세무당국이 '알박기'에 대해 주택시장 질서 파괴와 주택의 안정적 공급 저해 사범으로 최근들어 엄중처벌하고, 무리한 보상가를 요구하는 지주들에 대해서는 탈세여부 등을 돋보기처럼 쳐다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 적정이득을 취하는 선에서 부지를 매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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