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봉길 의사 폭탄투척 현장 위치 72년만에 확인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虹口公園. 현재 루쉰공원)에서 일본군 거물급 지휘관들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장소가 72년만에 확인됐다.

정확한 의거 장소가 드러남에 따라 중국내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는 한국인 및해외교포들에게 거사의 실상을 전달해 민족정기를 선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기대된다.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존재를 전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힘이 됐던 윤 의사의 거사 위치는 항일투쟁에 직접 참여했던 생존 애국지사들의 현지 답사를 통해 드러났다.

4일부터 중국 충칭과 상하이 등에 산재한 항일투쟁 유적지를 순례 중인 애국지사 35명은 10일 오전 루쉰공원을 방문, 윤 의사의 기념비가 현재 세워진 곳은 거사현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경위대장 출신의 윤경빈(85) 전 광복회장은 광복 직후 김구선생을 수행해 루쉰공원을 방문했을 당시 거사의 정확한 위치를 알았으며 그 지점은현재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 곳과 다르다고 회고했다.

윤 전 회장은 "상하이 교민들이 김구 선생의 방문을 환영했을 당시 윤 의사의쾌거를 상징하는 뜻에서 거사지점에 연단을 설치했다. 그 곳은 지금 훙커우종합경기장 뒤쪽으로 20여m, 루쉰 기념비 앞쪽으로 50m 떨어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공원 이름의 주인공인 루쉰(魯迅 1881∼1936)은 20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사상가며 혁명가로 현재 공원 안에는 그의 무덤과 흉상, 기념관, 기념비, 생가가 있다.

김우전(82) 광복회장도 "독립운동 동지들과 상하이 교민들의 증언 등으로 미뤄볼 때 윤 의사의 정확한 거사 장소는 과거 일본군의 연병장으로 사용됐던 루쉰기념비 앞쪽이 맞다. 그곳은 지금 잔디밭이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1998년 세워진 기념비에는 윤 의사가 1932년 4월 29일 일본의 상해사변 전승 축하장에서 폭탄을 투척해 일본 육군대장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등을 폭사·부상케 한 다음 현장에서 체포돼 그 해에 사형선고를 받고 처형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기념비 앞에는 '윤봉길의거 현장'이라고 적힌 가로 50㎝, 세로 30㎝ 정도의 돌이 세워져 있어 그동안 이 곳이 윤 의사의 거사장소인 것으로 루쉰공원 방문객들에게 잘못 알려졌다.

관광 가이드 박명화(37.여)씨는 "하루 평균 300여명의 한인들이 루쉰공원을 찾고 있으나 그동안 아무도 정확한 거사장소를 몰랐다. 애국지사들의 도움으로 의거현장을 확인함으로써 앞으로는 쾌거의 진상을 현장 방문객들에게 자신있게 설명, 민족정기를 선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