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날씨가 역사를 만든다

얀 클라게 지음·이상기 옮김/황소자리 펴냄

미국은 1945년 당초 일본 히로시마 고쿠라 니카타 나가사키 등 네 개 도시에 차례로 원자폭탄을 투하 키로 목표를 정했다.

같은 해 8월3일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됐다.

8월6일 두번째 원폭을 실은 비행기가 고쿠라로 향했다.

고쿠라는 당시 일본 군수산업의 중심지여서 공격 대상지가 됐다.

그런데 막상 고쿠라 상공에 도착한 폭격기는 구름 때문에 폭탄을 투하할 수 없었다.

폭격기는 비행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했고, 결국 나가사키로 향했다.

구름이라는 기상조건이 역사적 사건의 진원지를 바꿔버린 것이다.

이 책은 '세계사를 뒤바꾼 운명의 순간들, 그 배후에는 날씨가 있었다'란 표지 카피처럼 역사적 관점에서 날씨변화가 끼친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측면에서 날씨를 탐구하고, 날씨의 미래를 예측한 역사서이자, 과학서이다.

'환웅은 풍백(風佰)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 수명 질병 형벌 등을 주관하고, 모든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했다'는 단군신화처럼 바람과 비, 구름은 인간을 다스리는 중요한 요소였다.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조조가 오나라 손권, 촉나라 유비 연합군과 치른 싸움에서도 오나라 황개(黃蓋)는 바람을 이용한 화공계(火攻計)로 조조의 대군을 물리쳤고, 게르만족이 토이토부르크 숲에서 로마군 3만명을 전멸시킨 '헤르만 전투'에서도 가장 큰 복병은 바로 비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대에서 사회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저자는 '어떻게 하면 날씨를 바꿀 수 있을까'란 의문에서 출발해 비 내리기, 안개 제거, 천둥 및 번개 감소책과 함께 나노 기술을 통한 인공적 날씨조정과 이온권의 군사적 이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