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물질적 풍요와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살고 있지만 세월을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초근목피로도 하루 세끼를 연명하기가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5천년 역사 동안 수많은 외침을 받아왔고 일본 식민지 하에서는 갖은 탄압을 받으며 고난의 시대를 살았고, 북한공산군의 침략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나라를 잃고 일제의 압제에 신음하고 있을 때, 수많은 애국선열들은 국내는 물론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길고도 험난한 항일독립운동을 전개했다.
6·25전쟁으로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을 때는 꽃다운 젊은이들이 오직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기꺼이 목숨을 바쳤다.
그들의 희생으로 오늘날 우리가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살고 있음을 생각해 볼 때,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이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책무이자 국민의 도리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국난극복과 전쟁의 참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사회의 주역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국가유공자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존경과 예우하는 마음도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휴전 반세기가 흘렀건만 아직도 투병생활을 하는 전상군경과,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고 일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분들이 우리 주위에는 많이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청소년들은 6·25전쟁을 남의 나라 역사인 것처럼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고 초·중·고생의 절반 가까이가 그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청소년 의식 조사도 있었다.
애국심은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이 나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예우하고 존경하는 정신이 살아있을 때 자연스럽게 우러나오게 된다.
한 예로 미국은 보스니아 전쟁 때 실종된 전투기 조종사 한 명을 구하기 위해 항공모함을 돌려 40대의 전투기와 600명의 해병원정대를 투입하고 대통령이 직접 작전을 지휘하여 악착같이 조종사를 구해온 나라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투철한 보훈 정신이 다민족 국가인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우뚝 서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무한경쟁 속에서 급변하고 있으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앞에는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한 이념, 세대, 계층, 지역간 갈등의 벽을 넘어 국민화합을 이루고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국민 각자가 이기심을 버리고 조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몸소 위국헌신을 실천했던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라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묻지 말고 내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으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함께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김대일 경주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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