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 소득 86만2000원...'고달픈 택시'

택시 근로자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월 평균소득은 오히려 크게 줄어드는 등 근로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구본부가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아이너스리서치와 함께 대구의 택시 근로자 595명을 대상으로 '노동실태'를 면접조사한 결과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택시 근로자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2시간48분으로 지난해보다 40분 정도 늘었고, 반면 월 평균소득은 86만2천원으로 오히려 11만6천원(11.8%) 감소했다.

이는 법정근로시간을 150% 초과한 것은 물론 월 최저생계비(4인가족기준) 105만5천원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

또 택시 근로자의 67.4%가 가구당 월 평균 43만3천원 정도의 적자 가계를 꾸리고 있으며, 자가주택 보유율도 27.1%에 불과했다.

특히 소득이 줄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장시간 노동이 반복되면서 전체의 63.2%가 허리디스크, 소화불량 등 각종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고, 72.9%는 수면부족으로 사고위험까지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하루평균 운행거리는 272km로 지난해보다 25km 늘고, 사납금은 4% 정도 증가했으며, 택시연료인 LPG 비용을 택시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경우도 13.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위상 택시산업노조 대구본부장은 "노동시간이 늘었는데도 수입이 감소한 것은 불황으로 수입금이 줄고 회사에 내는 사납금은 오른 때문"이라며 "택시 노동자는 최저임금제 제외업종으로 분류돼 최소한의 법적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택시 노동자의 중노동, 최저생계비 미달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택시 LPG 면세, 연료 등 운송비용의 사업주 전액부담, 택시노동자 최저임금제 제외업종 폐지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6부제 시행 이후 택시 근로자들은 운행피로 감소 등 건강이 좋아지고 여가시간이 늘어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지만 1일 근무시간이 늘어나고 수입이 줄어드는 부정적인 효과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호준기자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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