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집창촌이 사실상의 폐업 상태에 들어갔으나 이 곳에서 생계를 이어가던 여성들에 대한 지원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이들의 자활을 도울 보호시설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전업(轉業)이나 생계보조금 지원도 현실과 동떨어진 것.
현재 대구에서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갈 곳을 잃은 집창촌 여성들이 잠시동안이나마 몸을 담을 수 있는 시설은 '수지의 집'과 '가톨릭 여자기술원', '대구시 여성 1366센터', 대구여성회의 '성매매피해여성 쉼터' 등 모두 4곳이다
그러나 수지의 집과 가톨릭 여자기술원은 만 19세 이하인 여성만 가능하며, 1366센터는 모자 보호시설로 규정돼 있어 집창촌 여성들은 현실적으로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집창촌을 떠난 여성들이 머물수 있는 곳은 '성매매피해여성 쉼터'가 유일하지만 이곳도 입소 인원(10명)을 초과한 15명이 있어 신규 입소가 어려운 실정.
대구여성회 정박은자 상담부장은 "성매매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상담전화가 150여통이나 걸려왔지만 이들을 보호할 공간은 턱없이 부족, 5명만 쉼터에 받아들일 수 있었다"며 "시설확충과 상담소 신설이 시급하지만 시.정부의 지원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금전적인 지원도 비현실적이어서 지원금은 월 10만원의 생계비가 전부이며 그나마도 보호시설에 입소해야만 받을 수 있다.
또 창업자금 500만원은 보호시설에 들어가 6개월의 '프로그램'을 수료한 뒤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가능해 당장 지원이 필요한 여성들은 받으려야 받을 수가 없다.
이에 따라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대구 중구 도원동 속칭 '자갈마당'의 업소 63곳 가운데 21곳이 휴·폐업했고 나머지 업소도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지만 200여명의 여성은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성매매 여성인 ㅎ(30)씨는 "이곳에 있는 여성 대부분이 가족의 생계를 떠맡고 있는데 월 10만원을 받고 누가 여기를 떠나겠느냐"며 "8개월 전에 정부의 자활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종업원이 있는데 다른 직업을 못 구해 아직까지도 생계지원금 10만원을 받으며 어렵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쉼터' 신설을 검토 중이지만 개소 시기와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자갈마당의 여종업원 200여명은 오는 19일 서울 청량리로 올라가 성매매특별법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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