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시리즈 진출은 마운드의 힘

삼성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3승1패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안정된 마운드의 힘'이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아를 꺾은 두산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마운드에서 한층 안정된 삼성이 두산을 압도했다.

특히 삼성은 이름값보다는 당일 컨디션과 실력 위주로 투수진을 운영했고 결과적으로 이 전술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1차전에는 팔꿈치가 좋지 않은 배영수 대신 '에이스 피하기' 의혹까지 받으며 김진웅을 선발 출장시켰고, 2차전에는 에이스 배영수를 선발로 내세운 데 이어 마무리에 임창용 대신 권오준을 투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잠실야구장에서 계속된 3차전에서는 권혁을 선발 호지스에 이어 중간 계투로 투입해 성공했다.

권혁은 시속 150㎞ 달하는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로 두산 타선에 단 1개의 안타를 내주지 않고 삼진을 무려 5개나 뽑아내 눈길을 끌었다.

경기 뒤 두산 김경문 감독조차 "한국프로야구에 오랜만에 뛰어난 좌완 투수가 나왔다"고 칭찬했다.

올인 작전을 펼쳤던 4차전에는 벌떼 투수 운용으로 승리를 얻었다.

선발 김진웅이 흔들리자 박석진을 내세웠고 이어 권오준, 권혁, 임창용을 잇따라 등판시켰고 9회말 승리에 대한 확신이 들자 배영수까지 과감히 투입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같은 변칙 투수 운용은 선동렬 수석코치의 작품. 배영수, 권혁, 권오준 등 젊은 투수들을 키워낸 선 코치는 김응룡 감독으로부터 투수 운용의 전권을 위임받아 나름대로 원칙을 갖고 밀어부쳤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⅓이닝 동안 3실점했던 권혁을 매경기에 내보내 가능성을 꾸준히 실험했고, 과거에 비해 구위가 떨어진 임창용을 승부처에서도 과감히 벤치에 앉혀두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뛰어날 투수 운용을 보여준 선 코치가 한국시리즈에선 어떤 식으로 투수를 기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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