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제 얼굴에 점이 있다는 걸 잊었어요."
어제의 일이다.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는 큰 아이 수진이가 저녁을 먹다 꺼낸 말에 나는 속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NIE로 수진이의 자신감 회복 프로젝트 수업에 돌입한지 2년이 안돼 거둔 큰 변화였기 때문이다.
수진이는 자라면서 오른쪽 얼굴에 큰 점(오타모반)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 앞에선 태연했지만 혹시 그것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위축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늘 마음을 짓눌렀다.
결국 나는 수진이의 유치원 방학숙제 때문에 5년전 배우게 된 NIE로 수진이의 자신감 회복 프로젝트에 들어가기로 마음 먹었다. 점에 대한 만화나 기사가 나올 때는 백과사전에서 점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고, 주위 사람들 가운데 누가 그런 점을 가지고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점이 생기는 이유도 알아봤다.
얼굴에 난 점이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창피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인성교육도 병행했다. 신문의 사회면이나 인물면은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모델들이 자주 소개되어 좋은 자료가 됐다. 결과는 2년만에 대성공.
나와 NIE의 만남은 꼬집어 말하기 힘들다. 아무튼 5년전 큰아이 유치원 방학숙제 가운데 신문을 활용해 무엇이든 해오라는 것이 본격적 시작이었던 것 같다. 첫 만남은 악몽이었다. 막막하기도 했고, 주위에 그런 과제를 해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물어볼 곳도 없었다. 우선은 시사문제를 아이에게 읽히고, 일기예보를 이용해 일기를 쓰는 활동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는 신문만 펼치면 얼굴이 굳어지고 도망을 쳤다.
NIE강좌가 도움이 됐다. 그 이후, 수준에 맞는 신문 친해지기를 시도했다. 일기를 쓰기 싫은 날은 신문 사진을 오려 말주머니를 달고, 그 속에 말을 채웠다. 방학 때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주제 학습을 시도했다.
개학날, 담임 선생님은 일목요연하게 생각을 정리해 놓은 NIE 학습자료를 보고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곧 자신감이 됐다. 수진이와 함께 한 활동자료는 민간 NIE 단체에 출품해 입상을 하기도 했다. 이후, 남편까지 거들어 우리 가족은 NIE가족이 됐다. 자연히 대화가 늘어 아침마다 시국을 논할 정도가 됐다.
지금까지가 자신감을 피워내기 위한 노력이었다면 이젠 살아있는 NIE, 다방면으로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NIE를 위해 에너지를 모을 것이다. 이 가을엔 독서와 역사, NIE를 연계해 내 아이들에게 NIE가 또 다른 씨앗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NIE는 나와 가족에게 이제 꽃이 되었다.
김지혜('2004 신문사랑 NIE 공모전' 자녀와 함께 한 NIE체험수기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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