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로 찾아 뵙게 돼서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영국 경찰의 사과와 유감의 뜻을 전하고 앞으로 재판 절차를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6월 영국 런던 남서부 한인 밀집지역인 킹스턴에서 피살된 한국인 교포여성 강모(39)씨의 어머니 박모(63·대구 달서구 월성동)씨는 26일 먼 이국 땅에서 온 낯선 손님을 맞았다. 이날 박씨를 찾이온 이들은 강씨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영국 경시청 수사관들.
이언 스미스(Ian Smith) 형사반장 등 3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이날 오후 1시쯤 박씨 등 유족들을 만나 1시간여 동안 수사 상황을 신중하면서도 친절하게 설명했다. 이들이 대구를 찾게 된 것은 사건 발생시 피해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서 설명한다는 영국 경시청의 원칙 때문. 유족들 가운데 강씨의 여동생만 사고 뒤 영국을 방문했을 뿐 어머니 박씨는 아직 영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박씨는 범인으로 지목돼 기소된 영국인 사위의 처벌을 원하느냐는 수사관들의 말에 "먼저 하늘나라로 간 딸은 이미 하나님의 구원을 받았을 것"이라며 "여섯살 난 외손녀를 위해서라도 용서하기로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가는 수사관들을 배웅하던 박씨는 "멀리 영국에서 온다고 해 말릴 수는 없었지만 차라리 오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라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숨진 강씨는 지난 1997년 영국인 남편과 결혼, 현지에서 한국인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영어학원을 운영해 오다 지난 6월 자신의 집에서 토막난 사체로 발견됐다.
한편 이날 영국 경찰의 대구 방문을 지켜본 경찰들은 "영국 경찰이 시민에게 존경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며 의미심장한 만들을 건넸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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