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넓다. '중국'에서 벗어나 새로운 섬유기계 수출시장을 찾아라."
2003년 사상최대 수출에 이어 7월 현재도 7억5천400만달러를 수출해 지난해 동기 대비 25% 성장한 국내 섬유기계산업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실시 이후 현지 기계·설비 투자가 자취를 감추면서 올 하반기부터 '중화권' 수출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것.
국내 섬유기계업체들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수출 비중은 70%를 넘는다. 동남아시아 섬유기계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대구·경북섬유기계업체들은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지만 긴축정책으로 인한 내수시장 침체에 따라 중국산 덤핑 물량이 아시아 전역으로 쏟아지면서 한순간에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길'은 있다.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일찌감치 새 시장 개척에 나선 대구·경북 선두업체들은 중국 섬유기계 경기에 아랑곳없이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대흥정밀 이규건 대표는 중국 섬유의 유일한 대항세력으로 꼽히는 인도에서 '길'을 찾았다. 지난 15년간 워터제트, 에어제트 등 중국에서 주로 생산하는 저부가 제품에서 탈피해 30여개에 이르는 고부가 래피어 부품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대흥정밀의 래피어 부품은 슐저, 소메트, 피카놀, 바마텍스 등 인지도 높은 유럽 제품과 비교해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지만 품질은 그 이상이다. 대흥정밀은 지난해 인도 수출 100만달러를 돌파했고 올해 경우 150만달러까지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용기계는 유럽과 아시아의 관문, '터키'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올해 예상수출은 900만 달러로 지난해 500만달러보다 거의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용기계 이호영 영업부장은 "유럽에서 선호하는 니트제품에 초점을 맞춰 일반 범용기계보다는 고부가 특수 환편기 생산에 주력한 결과"라며 중국과의 비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의 제직기 생산업체로 중국시장 진출에 주력해 왔던 텍스텍 또한 수출 시장 다변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텍스텍 김원규 영업과장은 "지난 8월 인도 현지업체와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해 내년부터 텍스텍 브랜드 '맥스' 직기 생산체제를 가동할 계획으로 서남아시아는 물론 방글라데시, 과테말라, 유럽 등지에 수시로 시장조사단을 파견해 새로운 수출시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섬유기계연구소 서상식 행정지원실장은 "중국 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일본, 영국, 독일 등 선진 수출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는 등 국내 섬유기계산업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며 "대구·경북 섬유기계업체들 또한 전기전자 기술을 접목한 메카트로닉스 제품 등 첨단 기계·부품으로 선진 고부가시장을 꾸준히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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