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천시 극장없는 유일한 도시

"설마 그럴리가요?", "에이, 아니겠지요", "정말 우리 영천에 극장이 없었나요?"

영천이 전국의 75개 시단위 기초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극장이 단 한 곳도 없는 도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적잖이 충격을 받고 있다

영천의 유일한 극장이던 완산동 ㅇ극장이 문을 닫은 것은 10년전쯤. 이후 지금까지 영화를 보려는 시민들은 대구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 추세다.

이럴 형편도 못되는 시민들은 시청 측이 시민회관에서 상영하는 한물간 공짜영화를 보는 것으로 설움을 달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30년전에 없어진 풍경이 오늘날 영천에 존재하고 있는 것.

취업준비 중인 김모(22·여·동부동)씨는 "최소한의 문화공간조차 없으니 젊은이들이 이곳을 떠나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주부 김희정(완산동)씨는 "유지들은 입버릇처럼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막아야 한다지만 우리 부부가 대구가서 영화 한 번 보기 위해 드는 비용이 5만원"이라며 "이런 꼴이 싫어서라도 형편만 되면 이 곳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경찰관은 "변변한 여가공간이 부족한 탓에 지역 청소년들이 음지로 찾아들고 이 과정에서 음주·흡연자가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며 시민운동 차원에서 극장유치 운동을 벌이는 것도 검토해 볼 때라고 지적했다.

영천시청 관계자는 "일부에서 이처럼 열악한 문화기반을 빗대 영천시(市) 대신 영천읍(邑)이나 면(面)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예산을 들여 극장을 지을 수도 없고 민간사업자는 사업성 불투명을 이유로 나서지 않아 현재로서는 극장이 들어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영천·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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