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2일 개최된 대구삼영초등학교의 '삼영예술제' 주인공은 530명의 어린이들이었다.
1인 1작품 그리기, 꾸미기, 만들기에 연극, 영어노래, 수화, 태권도, 무용 등 무대출연으로 아이들의 마음은 푸른 가을 하늘만큼 한껏 높아져 있었다.
아이들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끈 것은 바로 800본의 국화. 대국, 소국,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으로 은근한 자태와 향기를 뿜어내는 국화는 전시회장, 강당, 운동장, 복도 등 학교 곳곳을 장식했다
삼영초교는 학년초부터 바른 심성을 기르기 위한 방편으로 '1인 1국화' 재배를 특수시책으로 정해 전교생 530명에게 자기 화분 가꾸기를 실시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국화 전문가이신 하성호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국화재배 방법을 익혔고, 직접 물을 주며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는 과정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됐다.
식물에 대한 사랑을 통해 바른 인성교육이 이루어지는 산 경험장이 된 것이다.
국화를 재배하면서 아이들은 관찰일지를 작성, 국화의 생태에 대한 체험학습을 하며 또 국화에게 친구처럼 편지도 써 보고 국화를 주제로 한 그림 그리기, 글짓기 행사도 가졌다.
도시 아이들의 삭막한 정서에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낙엽을 모아 거름을 만들어야 했고, 벌레도 잡아야 했다
진딧물을 예방하고, 곁순을 따 주어야 하는 지혜를 배우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피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배웠다.
어느새 탐스럽게 자란 자기의 꽃을 보면서 아이들의 마음도 성큼 자라 있었다.
"선생님, 국화꽃이 너무 예뻐요."
"제 꽃은 다른 아이들보다 더 큰 것 같아요."
"제가 노란 색을 좋아해서인지 제 꽃은 노란 국화가 피었어요."
아이들은 요즘 자기 화분을 자랑하느라 바쁘다.
이 국화 화분은 조금 있으면 각 가정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나머지는 교실과 복도 현관에 두어 가을의 상징인 국화와 함께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맛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근 학교와 기관에도 원하는 곳이 있으면 나눠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이웃에게 관심조차 없는 요즈음 국화 사랑을 통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가져보며 '그래도 세상의 인심이 따뜻하다'는 가슴 뭉클한 사랑의 전달자가 될 것이다.
김호균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은 이제 풀 한 포기도 그냥 스치지 않을 만큼 자연에 대한 애착심이 커졌다"며 "컴퓨터 게임, 자동차 문명에 살며 자연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이 국화꽃을 키우며 따뜻한 사랑을 배워 이웃에 대한 애정을 키워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영희(삼영초교 교사)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