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풀꽃과 정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금년 가을 팔공산은 유난히 단풍이 곱게 물들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계절마다 변하는 것이 어찌 산빛뿐이랴. 여름날 제 뼈 속 땀방울이라도 뿜어낼 것만 같던 동봉의 시푸른 바위는 가을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가을 바위에는 조락이나 이별의 슬픔이 아니라 여름날 우레 속을 지나온 깨달은 자의 형형한 눈빛이 서려 있는 듯했다.

팔공산을 오르는 내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은 그윽한 가을 산빛이 아니었다.

각양각색의 잡다한 풀꽃을 잘 조화롭게 엮은 아이와 이에 대조적으로 이질적인 것을 솎아내고 같은 계열의 유사한 풀꽃을 아름답게 엮은 두 아이의 모습이었다.

다양한 풀꽃을 조화롭게 엮은 아이는, 어쩌면 모순을 하나로 종합하여 질서를 찾는 가슴의 품이 넉넉한 균형감이 있는 아이 같았다.

반면에 이질적인 풀꽃을 분리하고 유사한 풀꽃만 간추린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좁힘으로써 안정을 찾는 마음이 홑지지만 정직한 아이 같았다.

문득 이 두 아이의 모습에서 우리 오늘날의 정치 현실이 떠올랐다.

상반되고 충돌되는 문제를 하나로 종합하여 거기에 조화로운 질서를 찾는 것이 정치의 궁극적인 몫일 것이다.

문제는 정치인들이 심적 반응을 극도로 좁힘으로써 균형감각을 잃어버렸다는 데 있다.

균형이란 이질적인 것의 배제가 아니라 종합하고 통일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제 온 나라가 제 각기 코드를 맞추어야 심적 안정을 찾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이 되었다.

이름 없는 풀꽃은 다양한 여러 풀꽃이 있기에 제 스스로 하나의 아름다운 꽃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

건전한 진보와 보수는 각기 서로가 있기에 그들의 존재가 가능하다.

우리 어깨를 치며 떨어지는 이 가을 낙엽에, 다시 우리의 육신과 정신의 균형을 잡는 것도 삶의 지혜가 될 것이다.

조두섭 시인·대구대 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육군사관학교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이에 대한 육사총동창회의 반발이 이어졌다. 총동창회는 대통령의 발언이 사...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8'의 역대급 사전예약에 힘입어 구미에서 열린 '2026 갤럭시 런칭 페스타 with 구미' 행사에는 200여 명이 ...
경북 지역 지자체들이 인구 방어선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구미시는 40만명 방어선 붕괴 위기를 겪고 있고, 고령군은 인구 3만명 회복을...
필리핀에서 중국인이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위조하여 전력망 사업에 개입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가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이민국은 로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