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칼럼-뇌를 생생하게

인간은 약 1천억개의 뇌세포를 가지고 태어난다.

출생 후부터 매일 평균 약 10만개씩의 뇌세포가 죽어간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 뇌세포 수에 비하면 극히 미량이다.

인간이 100년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전 일생을 통해서 죽어가는 뇌세포를 제외하여도 전체 뇌세포의 96% 이상은 여전히 남아있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평소에 전체 뇌세포의 10%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뇌세포 수가 떨어졌다고 해서 이것이 뇌기능의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뇌세포는 그 자체로서의 기능도 있지만 주위에 인접한 뇌세포들끼리의 긴밀한 연결이 중요하며 이것을 시냅스라고 한다.

우리가 말하는 뇌기능이란 이 시냅스의 활동 정도와 관련이 있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다.

정신적 건강은 뇌의 건강과도 직결된다.

뇌를 젊게 유지하고 뇌의 시냅스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끊임없이 뇌를 사용해야 한다.

인간이 나이가 듦에 따라 노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러한 노화가 뇌에서도 일어남은 물론이다.

일반적으로 65세 노인의 평균 뇌 무게는 1천360g인데 반해 90세에서는 1천290g으로 줄어든다.

뇌의 부피도 작아지면서 뇌가 쪼그라드는 뇌위축 현상도 생긴다.

뇌의 노화 현상을 얘기하자면 일반인들은 먼저 치매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사실이다.

사망을 목전에 둔 노인들을 제외하면 65세 이상의 노인들 중 약 90%는 치매에 걸리지 않았으며, 80세 이상에서도 과반수는 치매에 걸리지 않고 있다.

1961년 미국 시카고대학의 하비거스트 교수는 위와 같이 노화가 일어나더라도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며 젊은이들에 비해서 기억력과 같은 인지기능의 감퇴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성공적 노화'라고 표현했다.

성공적 노화를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뇌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미국 버클리대학의 신경심리학 교수인 메리언 다이아몬드의 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뇌의 발달과 건강에 관한 동물실험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음식을 지적한다.

음식을 통해 섭취된 여러 영양소들이 뇌의 성장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음식물을 통해 섭취된 '콜린'이라는 물질은 뇌의 기억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이것은 혈액을 통해 뇌를 포함한 우리 몸속에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셋째, 뇌에 다양한 자극을 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이마몬드 교수는 생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서 하나는 놀이기구를 잔뜩 주고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는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게 했고, 다른 쪽은 놀이기구 없이 단순한 행동만 할 수 있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게 했다.

그 결과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란 생쥐들의 뇌피질의 두께가 더 두꺼웠으며 뇌세포가 더 많았다고 보고하였다.

넷째, 새로운 자극에 많이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일상의 활동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에 도전해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인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은 뇌의 전두엽의 기능과 관련이 있다.

사랑의 감정은 뇌피질의 여러 부위들을 자극하여 뇌세포의 활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김희철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정신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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