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그해 최고의 한국영화를 가리기 위한 영화제의 막이 오르는 계절이다.
특히 1천만 관객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2004년 한국영화계는 각종 해외영화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 쏟아진 해여서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오는 29일 '제25회 청룡영화제'를 시작으로 내달 5일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영화대상'까지 '최고'라는 수식어를 차지하기 위해 펼치는 한국영화들의 각축장으로 들어가 보자.
◇제25회 청룡영화제
올 청룡은 누구를 선택할까. 2004년 한국영화계를 총결산하는 제2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오는 29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3년 연속 입을 맞추게 될 김혜수와 정준호의 사회로 열리는 이번 청룡영화제에는 대중의 호응도와 작품성 등을 두루 갖춘 21개의 작품이 부문별 후보를 낸 가운데,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 감독)와 '범죄의 재구성'(최동훈 감독)이 14개 부문 중 9개 부문에 각각 노미네이트되는 등 최다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최우수작품과 남우주연(장동건), 감독(강제규), 남우조연(공형진), 촬영(홍경표), 음악(이동준), 미술(신보경), 기술(정도안), 각본(강제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범죄의 재구성'은 최우수작품, 남우주연(박신양), 남우조연(백윤식), 여우조연(염정아), 신인감독(최동훈), 촬영(최영환), 미술(이민복), 기술(신민경), 각본(최동훈) 부문에서 후보로 선정됐다.
한편 '실미도'는 최우수작품, 감독(강우석), 촬영(김성복), 미술(오상만), 각본(김희재)과 함께 남우조연에서 허준호와 정재영이 공동으로 후보에 올라 6개 부문에서 7명의 후보를 냈으며, '말죽거리 잔혹사'는 최우수작품, 감독(유하), 신인여우(한가인), 촬영(최현기), 미술(김기철), 각본(유하)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올해 영화제 심사는 그간 문제가 돼 온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 일반 관람객들의 의견을 폭 넓게 반영한 것이 특징. 지난해 11월 26일부터 올해 10월 31일 사이에 개봉된 한국영화 68편을 대상으로 네티즌 의견 30%와 427명의 영화전문가의 설문조사결과 70%를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국내 최고의 은막 스타들이 총출동해 엮어낼 영광과 감격의 이번 시상식은 29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KBS 2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제3회 대한민국영화대상
'태극기 휘날리며'와 '범죄의 재구성'이 청룡을 빛내고 있다면, '올드보이'(박찬욱 감독)는 대한민국영화대상을 휩쓸고 있다.
최근 영화상 사무국이 발표한 후보작 목록에 따르면 '올드보이'는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박찬욱), 남우주연상(최민식), 여우주연상(강혜정), 여우조연상(윤진서), 촬영상(정정훈) 등 11개 부문에서 수상을 노리고 있다.
또 김인식 감독의 '얼굴없는 미녀'는 여우주연상(김혜수)과 미술상(윤주훈), 촬영상(김우형) 등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인어공주'도 각본상(송혜진, 박흥식), 남우주연상(박해일), 여우주연상(전도연) 등 8개 부문에서 수상을 기대하게 됐다.
반면 관객 1천만명 시대를 연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는 각각 4개 부문(시각효과, 음향, 편집, 촬영)과 1개 부문(남우조연)에 노미네이트되는 데 그쳤다.
최우수 작품상 부문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비전향 장기수를 다룬 '선택'과 '송환'이 동시에 후보작으로 선정됐다는 점. 특히 '송환'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작품은 '올드보이'와 '빈집', '말죽거리 잔혹사'와 함께 최우수 작품상을 놓고 경쟁한다.
한편 대한민국영화대상은 수상작 선정을 위한 로비나 나눠먹기 의혹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문화예술계 전문위원 500명과 인터넷으로 선정된 일반위원 500명 등 1천 명의 심사위원단이 본심에 참가한다.
후보작에 대한 인터넷 투표는 내달 5일까지 진행되며, 심사결과는 전문위원과 일반위원의 표를 7대 3 비율로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한다.
모두 2억4천만원의 상금이 걸린 대한민국영화대상 시상식은 내달 5일 오후 6시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2시간 동안 MBC에서 전국에 생중계한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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