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금융에서 제일 두드러진 키워드는 '초저금리'라고 할 수 있다. 11월 이후 환율 급락 현상이 나타나 많은 여파를 미쳤지만 올 한 해를 관통한 주어는 '초저금리'라는 것이 금융계 중론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초저금리는 8월 경기부양책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3.75%에서 3.50%로 낮추면서 심화됐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상태에서 금리를 낮추면 돈이 은행에서 빠져나와 투자나 소비로 연결될 것을 기대했으나 내수는 여전히 부진했고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 콜금리를 3.25%로 다시 인하했지만 두 차례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살아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서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부유층도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대신 금융자산의 가치 감소, 국내 자금의 해외 이탈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가 올 초 4.0%(지점장 전결금리 포함 4.6%)에서 3.1%(지점장 전결금리 포함 3.5%)까지 낮아져 고전적인 1년제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앉아서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됐다.
은행들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를 많이 주는 특판예금을 잇따라 판매하고 있고, 고객들도 안정적이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금융상품을 선택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한편으로 원금 손실을 감수하면서 위험도가 크지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부동자금이 흘러가는 단기 유동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런 와중에 해외 소비가 늘고 해외 부동산 투자에 국내 자금이 이동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자소득 감소로 연기금, 재단의 운영도 어려워졌다. 노후생활을 힘겹게 보내는 이들이 많아지자 30,40대 계층을 중심으로 노후 생활에 대비한 '10억 만들기' 열풍이 나타났다.
대구은행 자금팀 최명진 차장은 "초저금리 현상이 심화하면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높이려는 방향으로 자금 흐름이 형성된 반면, 손해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을 찾는 이들도 많은 등 자금 흐름의 양극화도 올해 금융시장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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