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우리나라 전래 동화입니다. 아버지를 위해 임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를 통해 부모님에 대한 '효도'를 이야기하고 있죠.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읽으면 곳곳에 비판할 점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심청전을 읽고 느낀 점을 원고지 4장 내외로 써 봅시다.
1. 아버지의 눈을 뜨게하기 위해 임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의 행동은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을까요? 여러분이 만약 심청이였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2.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매일같이 자살 소식이 들려와 너무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난을 이기지 못해 부모가 일가족을 데리고 함께 목숨을 끊은 사연도 심심찮게 들려오죠. '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3. 심봉사는 죽은 줄 알았던 심청이와 상봉을 하며 갑작스레 눈을 번쩍 뜨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현실 속에서는 불가능하죠.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개연성 없는 허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4. 심청이는 임당수의 파도를 가라앉히기 위한 재물로 팔려갑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미신'들이 곳곳에 남아있는데요. 그 사례들을 생각해보고 미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봅시다.
△ 저도 두려웠습니다. 매일 밤 고민하면서 그런 약속을 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하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고생하며 젖동냥으로 저를 키웠고, 앞을 못 본다고 놀림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아버지가 불쌍하고 한편으론 하루라도 나의 모습과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또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죽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헛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동우
△(심청이의)아버지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집안의 형편을 잘 알면서 그 스님한테 공양미 삼백 석을 준다고 덜컥 약속을 해 버렸습니다. 또 그 사실을 딸에게 얘기하여 딸의 마음까지 불편하게 했습니다. 만약 심청이가 몰랐다면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지요. 김정희
△내 생각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아버지의 행동도 신중하지 못했고, 또 잘못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귀중한 생명을 내던진 너(심청이)의 행동 역시 너무 경솔했다고 생각해. 요즘도 쌀 삼백 석이면 엄청난 양이지. 나 같으면 그 스님을 찾아가 따질 것 같아. 왜 앞도 못보고 판단력도 부족한 우리 아버지를 그런 말로 유혹했냐고 말이야. 그런 다음 그 스님에게 우리 아버지에게 가서 재물에 눈이 어두워져 잘못된 사실을 말했다고 사과하도록 하겠어. 박건우
△심청이는 크게 두 가지를 잘못했다. 첫째, 부모님이 주신 생명은 정말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고 마음대로 생명을 끊었다. 둘째, 아버지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즉 가정의 행복을 깨버렸다. 부자는 아니더라도 서로서로 위해주고 사랑해주는 부모님이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가정의 행복을 가족 한 사람이 마음대로 깨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뉴스에 나오고 있는 슬픈 보도를 보면 안타까워진다. 자신이 살기가 어렵다고 모든 가족을 데리고 목숨을 가볍게 끊는 것은 옳지 않다. 박형일
△넓고 깊은 늪처럼/끝이 없는 이 세상에/희망의 빛 한줄기//나를 위한 마음/살고 싶은 마음/모두 모두 버리고/사랑하는 아버지 곁을 떠나/하늘나라로 간다.//아버지! 아버지!/제발 눈만 뜨게 해 주신다면..../내 마음 속 사랑 모두/내 마음 속 효 모두/아버지께//아버지! 아버지!/제발 눈만 뜨게 해 주신다면..... 조은별
◇ 선생님 의견
남명초교 6학년 2반 학생들은 '심청전'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한인경 교사는 "심청전의 비판적'분석적 읽기를 통해 오늘날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인 효를 올바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우선 모둠 토론을 통해 심청전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 받은 뒤 직접 소책자를 만들어 심청전을 새롭게 구성해 보기도 하고,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시나 노래로 나타내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심청전'을 통해 얻은 '효'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현했다.
때문에 심청이와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심청이의 마음을 헤아린 전동우 학생의 글이나 편지글을 통해 심청이의 경솔함을 꾸짖은 박건우 학생, 또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시를 통해 표현한 조은별 학생의 글 등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가 이뤄질 수 있었다.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책을 읽은 뒤 독후감 쓰기 한 가지 활동만을 고집한다면 쉽게 지루해지고 책읽기를 어렵게 느끼는 학생들이 많아질 수 있다"며 "책을 읽는데 흥미를 붙이게 하고,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하고 그 깨달음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교사와 학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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