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적인 주거 공간인 한옥은 자연 친화적인 구조를 자랑한다.
배산임수를 근간으로 산의 시원한 공기가 집 마당의 더운 공기 쪽으로 흐르고 대청 뒷면의 바라지문을 통과한다.
자연으로부터 온 기운을 막거나 끊지 않고 받아들인 후 다시 자연으로 내 보내는 것. 이처럼 한옥이 자연스럽게 자연에 녹아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담장'이다.
한국의 담은 외부와의 경계인 동시에 자연을 인간이 살아가는 이상적인 공간으로 확장하며 마침내 자연의 일부가 되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대구MBC가 5일 밤 11시 5분 방송하는 다큐멘터리 '한국의 담'은 한국 담이 가지고 있는 조형성과 다양한 의미를 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전국 각지에 산재한 한옥의 돌담이나 토담과 궁궐의 꽃담 등을 살펴보고 담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조명할 예정.
먼저 담장 건축의 백미로 불리는 전남 담양군 남면의 소쇄원, 경주 안강읍의 독락당을 찾아가 조형물로서 가진 담장의 예술성과 구조미를 살펴본다.
우리 조상들은 담장으로 환기와 통풍을 돕는 동시에 풍수에서의 명당을 구현했다.
자연의 축소판인 한옥의 구조속에서 담장이 적절한 구획과 단절, 연장 등을 통해 작은 명당의 이상을 실현하기 때문. 경북 달성군 남평 문씨 세거지와 경주 양동마을, 대구 옻골 경주 최씨 종가, 경북 군위군 대율마을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경주 양동마을의 관가정과 경북 청도군 임당고택은 담장의 형태와 조형성이 사회적인 위계질서를 표현했음을 증명한다.
또 경복궁과 창경궁, 덕수궁 등 궁궐의 꽃담 문양이 단순한 예술적 장식의 한계를 넘어 벽사구복의 뜻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결국 한국의 담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형이상학적인 조형의 이상과 전통이 살아숨쉬는 소중한 유산이라는 것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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