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년간 운명연구…토지공사 엄기현 부장

저서출간·강의로 유명세

사람이 자신의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나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진다는 것을 알고,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깨치고 있다면 그런 사람에게도 실패와 시련이 있을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느 누가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있을까.

한국토지공사 단지사업처 용지팀장 엄기헌 부장은 운명을 연구하는 자칭 '도사' 중에서도 알아주는 사람이다.

고향 김천에서 5세 때 아버지를 잃은 인연이 어린 나이의 그를 "과연 운명이 무엇인가"에 몰두하게 했다.

사주명리학을 비롯한 풍수, 자미두수, 중국의학, 기공, 병법 등 중국문화와 역사에 대하여 30년간 포괄적으로 연구해 온, 이 바닥에서는 알아주는 고수다.

도사 중에서도 고수급에 속하는 그는 그렇다면 자신의 운명을 어느 정도 알까. 운명예측과 관련, 자신의 능력치수를 100점 만점기준으로 칠 때 70점 정도로 평가하는 그의 대답은 "정확히 알 수 없다"다.

"저를 포함하여 자칭 도사라고 하는 이들이 족집게처럼 운명을 예측한다는 말은 거짓"이라고 단언하는 그는 "예지할 수 없다고 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는 고수답지 않은 솔직함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후출사표 말미에서 '이번 전쟁의 승패는 신의 지혜로서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말을 한 제갈량이야말로 모른다는 것을 안 현자"라며 인간의 한계를 설명한다.

사주명리학에 밝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 분야에서 유명인사가 됐고 그 덕에 찾아오는 사람도 많아진 그를 보는 동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비아냥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그가 유명인사가 된 덕택에 몸담고 있는 한국토지공사의 지명도를 높이기도 했다.

그래선지 그의 사무실을 찾아간 기자의 발길에 동료직원들은 상당히 익숙해 있었다.

경향각지의 신문에 풍수와 명리에 관한 칼럼을 기고하고 여기저기 강연장에 불려다니기도 한다.

올해부터는 대학 강단에서 풍수지리학 강의도 맡았다.

지난 99년 '화를 부르는 관상, 복을 부르는 관상'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 난세를 경영한 영웅들의 지혜를 모은 '백전기략'이란 책을 편역해 냈다.

명나라 창건의 지혜를 제공한 유기의 작품으로 알려진 백전기략은 전쟁을 여러 방면에서 개괄, 1백 개의 제목으로 귀납시켜 백전이라는 표제를 붙인 병법서적이자 삶의 지혜를 깨우치는 책이다.

번역만 한 게 아니라 자신의 30년 공부의 열매를 해설로 붙였다.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인생 철학을 펴는 그는 "명리학을 비롯한 점복의 실체는 알 수가 없지만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행동지침이자 방편"이리고 정리한다.

도사 엄 부장은 앞으로 10년간 나라의 국운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고 예측해 본다.

다행하게도 변화는 성장으로 가는 긍정적인 변화다.

정부탄생을 공식 선언한 1948년 8월15일 오전 11시25분을 대한민국의 사주로 본 결과다.

서영관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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