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5 ces> TV시장 변화-컨버전스 가속화

한국 브랜드, 라스베이거스 전시장 '점령'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6일(현지시

간) 개막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2005 CES' 전시장에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 디지털 기술과 제품이 총망라됐다.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LCD 및 PDP TV의 보편화 △콘텐츠-컴퓨터·통신 기술

의 만남 △디지털 기기의 융복합 가속화 △중국 업체의 약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한국기업들은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도 기술

력과 소비자 중심주의를 앞세운 제품으로 관람객과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가장 인기있는 부스로 떠올랐다.

◆TV 진화-융복합화 가속 = 이번 전시회는 LCD와 PDP, DLP TV가 TV시장에서 완

전한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작년만 해도 꽤 많이 보였던 '배불뚝이'나 평면 브라운관 TV가 전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것은 TV의 세대교체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102인치 PDP TV는 국내 디지털 방송표준인 1080i보다 2배 더 조밀한

1080p의 해상도를 지원한다. TV의 화질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게 해준

다.

컴퓨터 및 통신 기술이 TV를 매개체로 삼아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콘텐츠와의

만남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대표적인 컴퓨터 업체나 반도체 회사들도 TV를 중심으

로 그래픽반도체를 구현하고 있다.

디지털 가전의 융복합화(컨버전스)가 더욱 확대돼 즉석에서 사진을 뽑아내는 것

으로 만족했던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동영상과 TV를 볼 수 있는 기능에 MP3플레이어

재주까지 합쳐진 복합제품도 선보였다.

이런 추세를 두고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만날 수 있는 기기들은 모두 만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니의 경우 컴퓨터에서 구현되는 동영상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노트PC가

더 이상 예전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완전한 엔터테인먼트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으

로 거듭나면서 '노트북'이란 이름이 무색해졌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소니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 전자업체인 창홍(長虹)과 TCL은 지난해 남관(사우스홀)에 밀려나

있다가 올해 한국기업들이 몰려 있는 중앙관(센트럴홀)에 입성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로 배불뚝이 TV를 전시했던 이들 업체는 올해 다소 조악하긴

하지만 LCD, PDP, DLP TV 모델을 많이 선보였으며, 크기도 42인치까지 내놨다.

◆한국 브랜드에 묻힌 라스베이거스 = 한국기업들의 등등한 기세는 행사장인 라

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입구에서부터 느껴진다.

컨벤션센터 건물 외벽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의 브랜드

광고로 뒤덮여 있고 버스정류장 안내판, 도로 주변 깃발 광고도 모두 한국기업이 차

지했다.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가운데 최대 부스를 자랑하고 LG전자도 전시장 규모를 작

년의 두배로 넓혔지만 밀려드는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다. 방문객 수에서부

터 소니, 샤프, 파나소닉,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업체들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큰 TV'인 삼성전자의 102인치 PDP TV 전시장은 제품을

살펴보거나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으로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국기업들의 자신감은 제품에서도 넘쳐난다.

올해 CES에서 LG전자는 16개, 삼성전자는 13개의 혁신상을 받아 1,2위를 휩쓸면

서 디자인 및 기술력의 경쟁력을 자랑했다. 모토로라(12개), 파나소닉(11개), 필립

스(11개), HP(10개), 소니(9개), 도시바(6개)가 LG와 삼성의 뒤를 이었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은 CES를 앞두고 디지털 기기의 최근 시장변화를 소개하면

서 삼성전자의 디지털TV와 LG전자의 휴대전화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PDP TV, LCD TV, DVD리코더와 차량용 디지털 AV 제품을 대

거 선보이며 '부활'을 알렸고 LG필립스LCD도 많은 제품을 출시했으며, 현대종합상사

는 '현대' 브랜드를 활용해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만든 가전제품을 갖고 참

가해 눈길을 끌었다.

개막일인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구본무 LG 회장이 LG전자 부스를 둘러봤고,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의 소개로 제품을 감상하며 두 회사가 오랜만에 다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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