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AP통신은 미국의 병원 내 패스트푸드 체인점 입점에 대한 논란을 보도했다. AP통신은 환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미국 상당수 병원에 들어서 있지만 대부분 병원은 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민의 3분의 2가 비만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현실에서 병원이 수익에 급급해 비만 환자에게 금기시되는 식품인 패스트푸드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병원을 내 집보다 더 자주 들락거려야 하는 신세인 기자는 병원 내 패스트푸드점 앞을 자주 지나치게 된다. 한쪽 팔에 링거를 꽂은 채 햄버거와 콜라를 맛있게 먹고 있는 환자, 무슨 병인지 모르지만 몸집이 어른 만한 어린이 환자가 치킨에 감자튀김이 곁들여진 세트 음식을 먹는 모습 등등.
의사들은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해롭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이 있는 환자에게는 자제돼야 할 식품 가운데 하나다. 언젠가 기자가 입원 환자에게 제공되는 병원 밥이 맛이 없는 이유를 묻자, 병원 관계자는 "환자의 건강을 고려해 음식을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게 조리하기 때문이다"라고 답한 적이 있다. 그만큼 반찬 하나에도 환자의 건강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병실 건물을 돌아서 나오면 '맛있는 패스트푸드'가 환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 보호자, 병원 방문자들의 편의를 위해 유치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병원이 낮은 수가로 인해 진료 수입만으론 병원 경영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부대 사업의 하나로 패스트푸드점을 입점시켰다고 덧붙인다. 이 병원이 패스트푸드점으로부터 받는 임대료는 한 달에 700여만 원에 이른다.
사실 건강한 사람은 물론 환자들도 항상 몸에 좋은 음식만을 먹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몸에 밴 식생활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병원 경영을 위해 수익사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이해가 된다. 그 많은 사업 가운데 왜 하필 패스트푸드점인가. 병원과 의사들은 환자와 국민의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해야 할 의무가 있다. 패스트푸드점 대신 환자와 그 가족의 질병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코너, 당뇨 및 비만 환자 전용식당, 운동치료센터 등은 어떨까.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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