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게장과 서산 꽃게사랑

잘 숙성된 간장게장의 게딱지에 뜨거운 밥을 얹어 비벼 먹는 맛이란, 생각만 해도 침이 솟구친다. 게다가 바다향기 그윽한 게살을 한입 가득 베어 물면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 대구에서 남도음식의 별미인 간장게장을 잘하는 두 곳을 찾아갔다.

◇게장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대구게장

수성구 만촌 1동 중앙초교에서 동부여중으로 가는 소방도로 왼편에 있는 '대구게장'. 병리사 출신의 여주인이 군산의 맛있는 게장을 1년간 먹으면서 간장소스의 성분을 분석하고 나름의 맛을 첨가해 만든 간장게장을 내놓는 집이다.

이 때문에 이 곳 간장게장은 부드러운 간장소스와 게장 특유의 상큼한 향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맛을 자랑하며 이 맛에 반한 유명 스포츠 선수들과 게장 마니아 등 단골들이 많다.

6월과 8월 사이 잡힌 연평도 꽃게를 깨끗이 손질한 후 천연 감미료와 당귀 등 13가지 한약재로 만든 간장소스에 4번에 걸쳐 갈아주면서 1주일간 숙성시켜 손님상에 내놓는데 그 맛이 짜지 않고 게살도 탱글탱글 살아 있다. 노란 알이 꽉 찬 게딱지에 비벼먹는 게장 맛이 식욕을 넘치게 한다.

갓김치, 파김치, 물김치 등 따라 나오는 밑반찬도 주인의 음식솜씨를 가늠하기에 충분할 만큼 깔끔한 맛을 낸다. 점심특선으로 내놓는 청국장엔 생선구이도 같이 나온다. 간장게장 1인분 1만 5천원, 청국장 6천원. 문의:053)742-9272

◇서해 섬 아주머니의 전통 간장게장-서산 꽃게사랑

수성구 범어 1동 대백가구 옆 복개도로변에 있는 '서산 꽃게사랑'. 서해 태안군 신진도(島)가 고향인 여주인이 친정어머니에게서 배운 간장게장을 맛깔스럽게 만들어 내는 집이다. 음식점 안에 들면 초가지붕으로 된 별채로만 꾸며져 있다.

진간장에 마늘, 생강, 계피 등을 넣어 만든 간장소스를 3번 번갈아 가며 1주일동안 담근 간장게장은 짭조름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을 제공한다. 여기에 서해 도서지방의 전통 게장요리법에 빠질 수 없는 황석어, 밴댕이, 갈치 젓갈을 이용해 게장의 깊은 맛이 우러나오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황색 알이 그득한 암게 딱지에 밥을 비벼 먹으면 고봉밥도 모자랄 정도.

주문과 동시에 양념에 버무려 내는 양념게장도 싱싱하며 육질이 쫄깃쫄깃한 꽃게찜은 국물이 구수하고 시원해 해장용으로 특히 인기가 많다. 꽃게는 모두 주인의 고향에서 친정식구들이 잡아 공급한 것들로만 사용한다. 간장·양념 게장 1인분 1만5천원, 꽃게탕?찜 3만5천원~4만5천원. 문의:053)754-4334

★Tip-게장을 맛있게 먹는 법

산성식품인 게장을 먹을 때는 밑반찬으로 알칼리 식품인 갓김치나 물김치, 또는 해초류와 같이 먹는 게 영양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고 탈도 적다. 게딱지에 비빈 밥은 약한 불에 살짝 구운 김에 싸 먹으면 맛도 더할 뿐 아니라 게의 풍미도 입안에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

한편 단백질과 무기질 등 영양이 풍부한 게는 소화흡수도 잘돼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좋은 영양식품이다. 먹고 난 게딱지는 잘 씻어 김치 담글 때 같이 넣으면 김치가 빨리 익는 것을 막고 김치의 젖산이 게딱지의 탄산칼슘을 녹여서 고칼슘 영양김치로 변신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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