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청장 후보 '정말 훌륭한 분' 인가

국민들은 허준영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미 제기된 병역'재산'대학 문제 등에 대해 잘못된 것은 깨끗이 "잘못됐습니다"하고, 국회는 국회대로"그래도 그만하면 경찰청장으로 무난하다"는 결론을 기대했던 것인데 인사 청문회는 예상을 빗나가 버렸다. 의혹은 풀린 게 하나도 없는데 국회만 면죄부를 준 것이다.

본란은 국회와 허 후보 모두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그는 자신이 색맹이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32년전의 병역 기록부가 엉터리거나 병역 비리가 있었거나 둘 중의 하나다. 그런데도 본인은 색맹 기록 자체를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했다. 대한민국 예비군치고평생 동안 까먹지 않는 게 자기 군번과 신검 판정 내용이다. 그는 임대사업자인 부인이 5년 간이나 국민연금을 물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지난해 4월 통보받을 때까지 납부 대상인 줄 몰랐다"고 빠져 나갔다.

"잘못했다"도 아니고"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시정하겠다"는 답변으로 그만인가? 청문을 맡은 의원들도 웃기시는 분들이다. 의원들은 아무도 색맹 검사 책자를 들고 나오지 않았다. 당장그가 색맹이냐의 여부는 그의 답변 이외에 확인된 것이 없다. 병역 기록이 엉터리라면 병무청장을 불러 세웠어야 했다. 군복무와 대학 수강 병행에 대해 그가 출석 규정이 까다롭지 않아서 그랬다고 답변하면 국회의원들은"그럼 당신 아들도 이럴 경우 묵인할 거냐"로 추궁을 이어갔어야 했다.

이 참에 국민연금 책임자도 불러 세워 관리 부실도 추궁했어야 마땅했다. 본란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새삼 고위 공직자들의'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얼마나 엄격해야 하는가를 절감한다. 동시에"이런 식의 물렁한 청문회면 '교육부총리'도 청문회 할 걸 그랬다"는 자괴감을느낀다. 추궁은커녕 피면접자를"정말 훌륭한 분"이라고 치켜세우는 청문회라면 우습지 아니한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