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태영 '金金還鄕'

"사격이 너무 재미있어요."

지난 5∼1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20회 세계농아인올림픽사격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대구 입석중 김태영(15·2년)이 19일 대구에 도착했다.

어머니 박점희(41)씨와 함께 동대구역에 도착한 김태영은 환영나온 입석중 남석우 감독을 비롯해 학교 선, 후배들의 따뜻한 격려를 받았다.

유난히 흰 피부에 미남형인 김태영은 줄곤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태어난 지 9개월만에 중이염으로 청력을 잃은 김태영이 장애를 극복하고 국제대회 2관왕에 오른 데는 부모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돌이 지날 무렵부터 청력 훈련을 시켰던 부모는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에는 미술, 피아노 등 김태영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하게 했다.

어머니 박씨는 "태영이가 몰두하는 성격이어서 재미있어 하는 것은 무조건 시켰다"라고 말했다.

해서초교 4년때는 담임 교사로부터 "태영이의 지능이 다른 애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전문적인 적성검사를 받은 후에 진로를 빨리 결정하자"라는 조언을 듣고는 컴퓨터그래픽 공부를 별도로 시키기도 했다.

컴퓨터 공부를 한 지 1년 남짓 지날 무렵 함께 언어교육실에 다녔던 김종외(대구체고)가 2001년 로마농아인올림픽대회 소총부문에 참가한 것을 두고 김태영이 사격에 관심을 보이자 부모는 곧바로 당시 김재인 입석중 감독(현 대구 동부공고)에게 부탁, 사격을 시켰다.

청각장애인 특유의 산만함으로 속을 썩이던 김태영은 사격을 시작하면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각종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생활도 차분해지는 등 큰 변화를 가져왔다.

어머니 박씨는 "사격의 길로 인도해 준 김재인 감독과 기술 지도를 맡아준 김선일(대구백화점) 감독에게 특히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태영이가 재미를 느끼는 한 사격을 계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입석중 김명희 코치는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고 구김살이 없어 주변 사람들이 청각 장애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태영은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사진: 제20회 농아인올림픽사격대회 2관왕에 오른 김태영(맨 오른쪽)이 입석중 남석우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학교 선·후배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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