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무엇일까? 하나는 뛰어난 소재이고, 다른 하나는 소재(천)를 아름답게 하는 디자이너의 감각이다.
일반인들은 흔히 패션디자인이라고 하면 옷을 아름답게 만드는 의상디자인만을 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멋진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상디자인과 텍스타일 디자인이 맞물려야 한다.
텍스타일 디자인은 직물에 패턴을 가미, 소재를 아름답게 만드는 패션디자인의 '원천기술'격이기 때문.
독일에서 열린 '2005 하임텍스틸'의 막바지인 지난 14일 미국과 유럽·아시아 등 전세계 226개 텍스타일 디자인 스튜디오들이 디자인을 판매한 메쎄 프랑크푸르트 1관. 행사가 끝날 무렵에도 디자인을 사기 위해 몰려든 바이어들로 붐볐다.
11년째 하임텍스틸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팔고 있는 Jin아트디자인 배진갑 대표는 "예년 같으면 박람회 3일째는 거의 바이어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라면서 "지금도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 섬유쿼터제 폐지로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 커진 것 같다"라고 했다.
원천기술의 차이는 곧바로 제품가치의 차이로 이어진다.
유럽, 미국 등 '명품관'에 전시된 홈텍스타일 제품과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아시아관' 제품은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색깔과 디자인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명품브랜드들도 텍스타일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구찌·프라다·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들은 매 시즌을 대비, 텍스타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디자인을 사고 있다.
또 피카소도 한때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일했을 정도로 유럽 등 섬유선진국에서의 텍스타일 디자인에 대한 애정은 크다.
이처럼 텍스타일 디자인에 대한 애정을 섬유업체들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텍스타일 디자이너를 키우기 위해 '산학협동' 형태로 텍스타일디자인대학으로부터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
현장에서 만난 핀란드 헬싱키대 유학생 신소영(25·여)씨는 "학기중 만든 디자인을 지역기업들에게 팔고 있고 이번 전시회도 대학의 협조로 참가하게 됐다"라면서 "우리나라와 달리 디자인에 대한 기업들과 대학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텍스타일 디자인 1장당 평균 800유로 정도로 가격도 높은 편. 실제 이번 하임텍스틸에 참가한 이스라엘의 'PRP 디자인 스튜디오'의 경우 전시회 이틀 만에 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이유로 섬유선진국들은 섬유공장마다 텍스타일 디자이너를 고용하는 추세다.
때문에 대구경북의 경우 지나치게 섬유산업의 하드웨어 구축에 매달려 텍스타일 디자인같이 감성적으로 와닿는 소프트웨어 분야를 등한시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와 서울에서 활동하는 텍스타일 디자인 스튜디오 영카사(Young Casa) 김영식 이사는 "국내 섬유산업은 최종 단계인 외형적 패션에 치우쳐 모든 패션의 기본인 텍스타일 디자이너 육성을 등한시했다"라면서 "매년 이탈리아 텍스타일 디자인이 한국으로 대거 건너와 건당 600∼800유로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프랑크푸르트·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텍스타일 디자인(Textile Design)=직물에 색체와 패턴 등 미적인 가치를 덧붙여 소재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같은 원단이라도 디자인에 따라 가격 차가 크다.
텍스타일 디자인은 적용범위도 무한하다.
옷뿐만 아니라 벽지·침장류·타월·소파커버 등 직물로 만들어진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심지어 자동차·비행기 등 산업디자인에도 응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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