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동부의 비첸자은행=140년 이상 지역에 뿌리내려 고객들의 사정을 꿰뚫고 있다.
거래기업에 대해 일대 일 상담서비스로 자금을 대출하며, 이윤의 재투자에도 조언해준다.
수출 위주 중소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외국환 헤징을 도와주고 위험지구 송금시 관련 보험에 가입해 거래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준다.
특히 홍콩, 런던에 해외사무소를 둬 무역을 돕고 있다.
25개 유럽연합(EU) 가맹국이나 그 외의 국가에 거래기업이 진출하고자 할 때 진출하려는 나라의 여건, 기업관련 제도 등에 대한 지원도 한다.
▲이탈리아 중동부의 마르체은행=소기업에 대해 기업 매매 중개 및 매물 물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니 크레디토, 방카 인덴사 등 전국 점포망을 갖춘 대형 은행들이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 금리우대상품을 내놓지만 오래 버티지 못한다.
대형 은행들이 지역 사정을 잘 모르는 데다 주민들도 같이 성장한 지방은행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마르체은행은 현재 수신 27%, 여신 20%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데 점차 상승 중이다.
작은 기업들을 위한 대출과 발전에 대한 조언, 큰 기업으로 커 나가는 과정에서 주식을 구입해 주는 시스템도 지니고 있다.
루마니아, 러시아, 중국 등 외국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피에르 프랑코 지오르지 마르체은행 재정부장은 "투자액의 82%를 유럽에, 10%는 미국에, 아시아 3.57%, 아프리카 2.44% 등의 순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투자액을 늘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시장 등 지역 유력인사들이 마르체은행의 지분을 갖고 있어 지방정부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지방정부와 은행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이탈리아 북서부 까리제은행=개인고객 전문가 102명, 기업고객 전문가 75명이 지역상황을 속속들이 파악한 상태에서 고객 요구에 맞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여신 비율은 7대 3 정도로 중소기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여신 비율이 5대 5였으나 대기업이 빠져나가면서 중소기업 비율이 커지게 됐다.
까리제은행이 있는 제노바는 국제적인 항구도시이지만 까리제은행의 지배력이 강해 도이치은행 씨티은행 등 국제적인 대형은행들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까리제은행은 99년부터 2003년까지 예금과 대출 부문에서 각각 연평균 12%의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제노바가 속한 리구리아 주 이외 지역의 까리제은행 점포들은 수익을 본사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재투자, 밀착하는 형태로 성장하고 있다.
지역기업과 지역경제와의 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탈리아의 대표적 대형은행 중 하나인 우니 크레디토가 제노바에서 작은 은행으로 출발, 대형은행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산토 마짜 까리제은행 부장은 "우니 크레디토가 주로 대기업과 거래하면서 전국 체인망을 둔 대형은행으로 성장한 반면 까리제은행은 지역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중심으로 지역성을 살리면서 다른 지역으로 확장한 것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북서부 밀라노은행=2000년부터 은행 방침을 변경,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려 지역 조성자금의 80%를 지역에 재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미국의 한 대기업에 투자했다가 부실을 초래하면서 경영 위기를 맞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위험도가 높은 대기업과 거래하기보다는 탄탄한 중소기업을 발굴, 지원하는 것이 안정성을 높이고 수익도 챙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중소기업 지원에 치중하기로 경영방침을 바꾼 결과 소매 및 중소기업 금융이 강해져서 수익의 85%를 차지하게 됐다.
2000년에는 레냐노은행을 흡수, 70개의 지점을 더 확보하게 됐는데 레냐노은행은 우량 섬유기업들과 많은 거래를 한 은행이었다.
밀라노은행이 이 섬유기업들을 더욱 적극 지원함으로써 섬유산업이 더 발전하게 됐다.
밀라노은행은 롬바르디아 주의 주요도시로 철강 및 가구산업이 발달한 브레시아의 중소기업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밀라노는 세계패션산업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밀라노은행은 지방 정부와 협력, 섬유패션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밀라노 중앙역의 패션상가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이 상가들과 긴밀히 협력, 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다.
벤처산업 지원도 중요시한다.
벤처기업은 정부를 통해 지원받을 은행을 선택받거나 은행에 직접 지원을 요청하는데, 은행이 직접 지원할 업체를 선정하면 한도를 두지 않고 충분히 지원한다.
한도를 둘 경우 성장하다 주저앉아 업체나 은행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중하고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 일단 지원하기로 결정하면 아낌없이 밀어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벤처기업 지원 성공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른 이탈리아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문화사업 후원에 주력, 지방정부가 추진 중인 미술관 건축사업에 다른 은행과 공동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사진: 제노바시에 있는 까리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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