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용 없는 성장 가속화

정부와 재계가 일자리 창출을 올해 경제운용의 최대목표로 삼고 있으나 산업현장에서는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포항 경주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경주지역 최대 산업거점으로 성장한 외동공단의 업체수는 2002년 말 308개에서 지난해 말 431개로 2년 새 123개가 늘었다.

매출액도 1조5천600여억 원에서 1조7천650여억 원으로 2천여억 원 늘었다.

그러나 고용은 2천여 명이 늘어난 1만1천여 명에 그쳤다.

울산공단 자동차 관련업체들의 3·4차 하청업체로 노동집약형 영세기업이 밀집한 특성을 감안하면 고용규모가 외형에 비해 턱없이 작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고용 없는 성장'은 장치산업인 철강업 중심의 포항에서는 더욱 분명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포스코의 경우 매출과 순익이 2002년 11조7천290억 원과 1조103억 원에서 지난해 19조7천920억 원과 3조8천260억 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말 직원수는 1만9천377명으로 2년 만에 고작 208명 느는 데 머물렀다.

포스코를 제외한 포항공단의 사정은 더욱 심해 지난해 말 현재 228개 전체 입주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수는 1만5천300여 명으로 2년 전보다 업체수는 7개 늘었지만 근로자수는 오히려 760명 줄었다

반면 전체 업체의 지난해 총 생산액은 11조9천여억 원으로 2002년 7조5천억 원보다 무려 4조4천억 원이나 늘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주유업자들이 주유원을 줄인 다음 셀프 주유기를 추가 설치하는 것처럼 기업체들이 인력구조 조정을 마무리한 뒤 자동화 설비를 갖추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화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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