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고속철 터널 공사를 반대하며 87일째 단
식해온 지율 스님이 21일 오후 갑자기 잠적해 경찰이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다.
지율 스님은 이날 정부측으로부터 자신이 요구한 단식해제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을 들은 뒤 농성장인 청와대 부근 거처를 떠나 청와대 쪽으로 가려다 경
찰의 저지를 받았으며 이후 지인들과 서울 마포 모처로 이동했으나 이후 행방이 묘
연하다.
이 과정에서 지율 스님은 천성산대책위 관계자 등 지인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
어 "뒷일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에게 도움을 준 종로경찰서측에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연락을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율 스님이 마포로 이동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며 "청와
대 앞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어 행적을 뒤쫓고 있다"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지난해 10월27일 환경부가 '환경영향 공동 전문가 조사' 약속을 했
다가 번복한 데 격분해 단식에 들어가 이날까지 87일째 청와대 부근에 방을 얻어 놓
고 물과 차만 마시며 농성을 해왔으며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지율 스님측은 최근 정부에 터널 공사가 천성산에 미치는 영향을 공동 조사할
것 등을 단식 해제 조건으로 제시했다가 거부당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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