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향 부지휘자 선정 보류

대구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 선정이 최종 후보 2명까지 압축해 놓은 상태에서 보류됐다. 대구시립예술단은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부지휘자 모집 공고를 통해 10명의 신청자를 받아 14일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2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시립예술단은 당초 20일 부지휘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명 중 기량이 특출나게 뛰어난 사람이 없어 20일 드보르작 '교향곡 제8번 사장조 1악장' 객원 지휘까지 시켰지만 여기에서도 우열을 가리지 못하자 결국 부지휘자 선임을 유보했다.

시립예술단은 21일 상임지휘자가 3월까지 위촉될 경우 지휘자와 상의해서 부지휘자를 선임하고 지휘자 선정이 미뤄질 경우 이들 가운데 한 명을 부지휘자로 우선 선정, 비상 체제로 시립교향악단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시립예술단은 지휘자 위촉과 관련, 시민들을 위한 시립교향악단으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인물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1996년 1월부터 2004년 말까지 3명의 외국인 지휘자를 영입하면서 국제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우리 정서와 맞지 않아 대구시향이 정체성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전임 지휘자 박탕 조르다니아의 경우 공연 때 한국 음악, 지역 출신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해 달라는 시립예술단의 요구를 무시한 채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립예술단은 대구시 재정 여건상 국내 최고의 교향악단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립교향악단 만들기에 힘을 기울이게 되었다는 것.

시립예술단은 시립교향악단 연주회 때 지역 출신 작곡가 음악 등을 편성, 지역 음악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뿐 아니라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대중 음악 등도 많이 연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립예술단은 지휘자 영입의 중요 항목으로 대구 정서, 한국 정서를 잘 반영할 수 있는 내국인을 들고 있다. 시립예술단은 21일 객원 지휘한 정치용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비롯, 2월 25일 강석희 수원시향 부지휘자, 3월 18일 이현세 전 대구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에게 객원 지휘를 맡겨 본 뒤 반응이 좋을 경우 이들을 대상으로 지휘자 영입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휘자 선정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시립예술단이 우수한 지휘자 영입을 위한 조례 개정 추진을 당분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현재 4천만 원 정도인 연봉으로 지휘자 초빙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 시립예술단은 3월까지 지휘자를 위촉하지 못할 경우 계속 내국인을 객원 지휘시켜 자질을 검증한 뒤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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