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효도검진'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인들이 주 대상이던 건강검진이 40, 50대뿐 아니라 젊은층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웰빙' 바람에서부터 '건강 염려증'에 이르기까지 지금 당장 아픈 데가 없더라도 '암' 등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검진센터로 몰리고 있다. 이와 함께 병원에서 정해주는 대로 검진을 받던 형태에서 원하는 항목을 골라 검사받는 맞춤형 검진이 선호 추세다.
◇건강검진 제대로 알고 받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하면서 내 몸의 병력이나 상태에 알맞은 '맞춤형 건강검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병원에서 실시하는 90~100여 가지의 기본검진 이외에 보다 자세하게 몸의 건강상태를 알아내는 다양한 선택검진(추가정밀검진)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서영성 교수는 "요즘엔 현재 병이 없더라도 '앞으로 내 몸에 어떤 병이 생길 수 있는가'를 알아보려는 전 단계 검진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맞춤형 검진에는 뇌졸중을 진단하는 뇌검사, 폐암검진을 위한 흉부CT, 대장 내시경 등을 비롯해 비만 검진, 노화 검진, 심장박동 체크를 통한 스트레스 검진, 미네랄 검진, 유전자 검진까지 종류만도 수 십 가지에 이른다. 서 교수는 "기본적인 건강검진만으로 모든 병을 알아낼 수는 없다"며 "건강검진을 통해 무엇을 알고 싶은지가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대병원 건강검진센터 배성욱 과장은 "선택검진을 원할 경우 자신의 몸 상태를 충분히 설명하고 상담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꼭 필요한 검진항목만 패키지화해 건강검진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령에 따른 건강검진 플랜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대부터 정기적인 흉부 방사선 검사, 30대부터는 고지혈증, 혈당, 간기능검사,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 30대 후반에는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 40대부터는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성희 교수는 "개인의 질병 위험도를 종합한 후 개인별로 적합한 건강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선택검진, 어떤 것이 있나?
요즘 선호하는 선택검진 사례를 알아본다.
▲폐검진 = 폐암은 조기발견이 어렵고 치료율이 매우 낮다. 폐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80% 이상이 3기 이상 진행된 상태라는 통계도 있다. 폐암이 의심될 때는 기본적인 폐검사 이외에 흉부 CT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흉부CT는 흉부 X선 사진에서 이상이 발견돼 병이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에 시행한다. 흉부 X선 검사로 1cm 이하의 폐종양을 찾아내기는 어려운 반면 CT는 이보다 더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 대상 : 기침, 가래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가래에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 가슴 부위 통증/ 호흡곤란/ 호흡시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
▲PET(양성자방출단층촬영)-CT = 주로 암의 진단, 항암제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경과를 평가하거나 수술 후 암의 재발 유무, 전신 전이 여부를 알아보는데 널리 이용된다. 또 뇌 PET 영상은 치매의 진단, 간질을 일으키는 위치 확인, 뇌혈관질환의 추적'관찰 등 신경학적 질환 및 정신과 질환 치료에도 이용된다. 살아있는 암세포의 경우 포도당 대사가 활발해 정상세포보다 훨씬 많은 양의 포도당을 소모하므로 암 부위가 영상에 뚜렷이 나타나는 원리를 이용했다.
= 대상 : 폐암, 식도암, 두경부암, 임파종,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암, 췌장암, 대장암, 뇌종양 환자 등.
▲뇌졸중 예방검진(뇌검진) = 신체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뇌에 병이 발생하게 되면 치명적인 손상이 생기게 된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손상이 오고 그에 따른 신체장애가 나타나는 뇌졸중(중풍)이 대표적이다. 뇌검진은 뇌졸중을 조기에 진단하고 뇌졸중 위험인자를 교정'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뇌출혈, 뇌경색, 뇌종양 등을 진단하는 뇌 질환검진(MRI)과 혈관 동맥경화 정도를 체크하는 뇌혈관 촬영(MRA)이 있다.
=대상 : 뇌졸중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만성 두통이 있는 경우/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경우/흡연자,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
▲소화기 정밀검진 = 생활양식이 점차 서구화되고 고령, 음주, 불규칙적인 식사 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소화기 계통의 질환 발생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화기 계통의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소화기의 각종 질환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위해 마련됐다.
=대상 : 하복부 복통, 변비, 혈변, 만성설사/소화불량/소화기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척추 MRI = 디스크 질환은 30~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요통의 원인인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이 뒤쪽으로 돌출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근(좌골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증상이다. 디스크 진단에는 단순 X선 촬영, 척수 조영술, 척추 CT, 척추 MRI 등이 있는데 이중 척추 MRI가 가장 정확하다. 디스크의 탈출 정도, 탈출된 디스크에 의한 척수 신경의 압박정도를 여러 가지 영상으로 보여준다.
대상 : 자주 재발하는 요통/30분 정도 보행시 다리의 통증으로 쉬어가야 하는 경우/요통증상이 있으면서 발가락, 발목 마비 또는 대'소변 장애가 발생한 때.
▲노화예방 검진 = 사람이 나이가 들면 성호르몬이 줄어들고 외부적인 스트레스 및 부적절한 음식문화, 공해, 흡연, 과음, 운동부족 등으로 노화물질이 증가되어 노화현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러한 노화는 각종 성인병 및 암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노화예방검진은 노화정도를 측정하고 항노화제를 처방하는 노화 예방'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 대상 :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흡연자 /뚜렷한 증상 없이 몸이 불편한 경우/ 성인병,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 만성피로가 있는 경우.
▲치매검사 = 치매는 의식의 장애가 없이 전반적인 지적 능력, 특히 기억력의 감퇴가 후천적으로 지속되는 임상증후군이다. 과거에는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생리현상으로 간주했으나 최근에는 뇌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로 50, 60대에 발병, 5~10년에 걸쳐 악화돼 보행장애, 요실금.변실금 등 합병증을 불러온다. 치매검사는 일반적으로 환자'가족의 병력을 체크하거나 기억력, 집중력, 언어능력을 측정한다.
= 대상 : 평소 익숙하던 일을 잘하지 못할 경우/말할 때 의사전달이 힘든 경우/시간'장소 감각이 없어진 경우/기분'행동이 급변하고 흥분과 의심, 두려움의 감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비만 검진 = 성인비만이 되면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대장암 및 유방암 등의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비만은 30대 이후 성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내장 지방형 비만과 청소년들에게 자주 발견되는 피하 지방형 비만으로 나뉜다. 복부비만 CT, 비만 관련 혈액검사를 통해 정확한 비만원인을 찾아 분석하고, 치료전략을 수립하여 효과적인 체중 감량 및 비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 대상 : 비만으로 성인병을 앓는 경우/최근 체중이 3kg 이상 증가한 경우/산후 및 폐경기 후 체중이 증가한 경우/비만 증상으로 쉽게 피곤하거나 숨이 차고 심한 코골이, 요실금 증상을 가진 경우.
▲골다공증 검진 =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땀이 나거나 얼굴 화끈거림, 가슴 두근거림, 손발저림 증상이 나타나며 빈뇨, 요실금, 골다공증, 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 발생 위험이 높다. 골다공증은 골밀도가 떨어져 뼈조직이 가늘어지며 크고 작은 구멍이 많이 생겨 뼈의 통증이 심해지며 가벼운 충격에도 손목, 허리, 대퇴부 뼈의 골절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 대상 : 갱년기 여성/초기 폐경기가 온 경우/갱년기 증상이 심한 경우/골다공증 위험인자가 높은 경우/동맥경화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경우.
◇건강검진시 유의사항
건강검진 전날 저녁식사는 오후 7시 이전에 가볍게 하고 밤 10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야 한다. 전날 음주는 절대 금물. 정확한 검사를 위해 지나친 피로는 피해야 하며 복용 중인 약도 중단해야 한다. 건강진단 당일 아침 식사와 음료수, 껌, 약, 담배 등은 일절 금하고 가벼운 체조나 양치질은 해도 된다. 준비물(문진표, 검변용기, 국민건강증)을 잊지 말고 지참해야 한다. 소아 및 심신쇠약자, 임산부는 검사를 받을 수 없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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