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연찬회 파열음

黨개혁 먼저 VS 黨名부터 개정

3일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충북 제천에서 시작된 한나라당 연찬회는 파열음이 불가피해 보인다.

연찬회 시작 전부터 박근혜(朴槿惠) 대표체제에 반기를 드는 당내 각 그룹이 연대하는 바람에 '압박전'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고된 것. 경우에 따라서는 이재오(李在五) 의원의 탈당 문제까지 거론됐던 지난해 8월 연찬회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박 대표는 이를 우려한 듯 일단 "모든 이야기를 주로 들을 것"이라는 방침을 정했다고 유승민(劉承旼) 비서실장은 밝혔다.

△당내 각 그룹 박 대표에 '반기'들어

보수와 개혁파 의원 모임이 이례적으로 뭉쳤다.

국가발전전략연구회와 새정치수요모임은 연찬회 전날인 2일 모임을 갖고 공세수위를 미리 정했다.

당명개정과 2월 임시국회 대책, 당권-대권분리 등 당 지도부의 노선에 모두 반기를 들었다.

이에 따라 연찬회를 통해 당명개정 등을 추인받으려했던 당 지도부의 의도가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이들은 우선 당명개정에 반대했다.

'선(先) 당개혁, 후(後) 당명개정'이라는 입장이다.

차기 대표선출과 관련한 주장도 나와 차기 대표선출시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 관리형 대표를 선출하자고 했다.

벌써부터 내년 전당대회를 겨냥한 것이다.

2월 임시국회 대책에서는 당지도부 노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보법 등 3대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자며, 당분간 처리 유보 입장을 밝힌 전날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 국회 연설을 뒤집은 것이다.

또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두 그룹은 독자적인 토론회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지도부 대응에 고심

지난해 연찬회 때의 돌발사태는 어떤 식으로든 막아야 된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실장은 "반대파의 공세가 있더라도 박 대표가 직접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미리 못박았다.

그러나 핵심당직자들이 나서서 이들과 설전을 벌일 가능성은 있다.

박세일(朴世逸) 정책위의장과 유 실장 등 당내 논객들이 나선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박 대표 측 대구·경북 인사들이 나설 경우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파들이 내건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반박할 것 같다.

한 당직자는 "수요모임과 발전연이 뭉친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이 시점에서 당권-대권 분리를 들고 나오는 것을 보면 그 의도가 뭔지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면대응으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 일단 당명개정 등을 관철하기 위해 설득전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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