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데 인 차이나'…서민들 서글픈 차례상

"'마대(Made) 인 차이나'는 국산에 비해 30~40% 싸기 때문에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합니다.

"

매년 4차례씩 제사 및 차례상을 올리고 있는 주부 강춘자(47·서구 평리동)씨는 올해 설 차례상을 보는데 지난해보다 5만원가량 지출을 줄인 9만여 원을 썼다.

강씨는 "중국산은 국산보다 값이 3분의 1정도 싸기 때문에 국산이라 생각하고 각종 채소· 나물· 과일 등을 샀다"며 "조상들에게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농수산물로 만든 차례상을 올리려고 하니 양심에 가책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시장을 보러나온 김은영(33·중구 동인2가)씨는 중국산 채소류뿐만 아니라 북한산 나물, 호주산 수입고기 등 다국적 시장(?)을 봤다.

김씨는 "도라지 같은 중국산 채소류는 표백제 · 방부제 등이 많이 섞여 해롭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그보다는 빠듯한 가계부가 우선"이라고 했다.

올 설 차례상에 외국 농산물이 판치고 있다.

경제난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서민들이 조금이라도 설 경비를 줄이려고 수입 농산물로 차례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할인점인 성서 홈플러스는 4인 가족 기준으로 올 차례상 가격을 10만9천여 원으로 예상했다.

홈플러스 한 관계자는 올 차례상이 지난해 12만4천여 원보다 11%정도 내린 것은 생선값 하락과 중국산, 북한산 등 외국 농산물이 크게 늘어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농협유통 농수산물 담당자는 "수입 농수산물이 급증하면서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많으며 때로는 창고에 오랫동안 저장된 채소류가 재래시장에 나도는 등 부작용도 적잖다"고 지적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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