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한방 '감기 분쟁'

"한의원서 치료를"-"한약 복용시 주의" 맞불 광고

한의사 단체가 감기 환자 유치 홍보 활동을 계획하자, 내과의사 단체가 한약 복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캠페인을 통해 맞서기로 해, 해묵은 양·한방 분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이에 의료계와 시민들은 한·양방 양측이 객관적인 자료 제시는 않고 감정적인 대응으로 환자들에게 불신과 혼란만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내과개원의협의회는 최근 '한약 복용에 따른 피해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기로 하고, '한약 복용 시 주의하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제작, 전국 내과에 배포 중이다.

이 포스터는 "일부 한약제는 독성간염, 심장병, 신장병, 위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한약 복용 전에 반드시 병·의원 의사와 상담하라"며 한방진료를 정면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용재 대구·경북내과개원의협의회 회장은 "국민들에게 자칫 양·한방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사실은 한방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이다"며 "뇌졸중 등 일부 질병의 경우 한방의 비과학적인 접근으로 인해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내과협의회의 이 같은 움직임은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가 지난달 '감기는 한방으로'란 포스터를 제작해 한방을 적극 홍보키로 한데 따른 반발이다

특히 대구시한의사회는 개원한의사협의회와 별도로 '감기, 한의원에서 한방에 보내세요'란 제목의 포스터 1천 장을 만들어 한의원에 배포키로 했다.

방재선 대구시한의사회 홍보이사는 "한의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감기약이 있는데도 시민들이 이를 잘 모르고 있어서 홍보키로 한 것"이라며 "한방과 양방은 질병에 대한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른데 한방을 비과학적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일방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예방의학과 한 교수는 "미국에서는 서양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과대에서 앞다퉈 대체의학을 연구할 정도인데, 우리는 양·한방이 상호 교류보다는 수시로 갈등을 빚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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