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어 맛보기-(1)제대로 알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중국을 사회주의와 만만디의 나라, 못살고 더러운 나라, 13억의 풍부한 노동인력으로 저가품을 대량생산하는 공장의 나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은 엄청난 경제 성장을 기록하며 세계 각국의 제1 투자대상국이며 30~40년 후에는 최대 경제국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최근 들어 정부와 기업 등이 중국 전문 인재를 키우기 위한 조치들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중국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어에 대한 편견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간체자나 성조 등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중국을 알고 중국어를 배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어에 대한 오해

우리는 흔히 중국어가 수많은 한자, 그것도 우리와는 다른 간체자라는 한자를 사용하고, 성조라는 이상한 높낮이가 있어서 배우기가 어렵다고 알고 있다. 이러한 편견은 중국어를 접근하고 배우기 어려운 것으로 여기는 결과를 불렀다. 이는 분명히 오해다.

영어와 중국어를 비교해 보자. 우리는 영어를 배우면서 액센트, 억양, 연음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다. 학부모 세대라면 누구든 실로 엄청난 분량의 단어와 액센트를 외우고 읽기와 듣기, 말하기를 연습했다. 그런데도 영어를 배우는 데 대해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

중국어에도 4성이라는 성조가 있다. 이는 영어의 액센트나 억양과 마찬가지로 외우고 듣고 말하기를 연습하면 그다지 어려운 게 아니다. 설사 발음이나 억양이 불완전해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영어나 마찬가지다.

또 하나의 중요한 오해는 간체자에 대한 것이다. 지금의 중국인들은 복잡한 한자를 간략히 한 간체자를 쓰고 있는데, 우리가 쓰는 한자와 전혀 다른 게 아니다. 한글의 70% 이상이 한자이고 그 가운데 90% 이상이 중국에서 건너온 한자인데 중국에서 지금 쓰는 글자가 한자와 다르다고 여긴다면 중국어 배우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간체자는 자주 사용하는 한자, 복잡하고 획수가 많은 한자들을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약간의 변형을 가한 것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글자는 몇 개월의 학습만으로도 충분히 익힐 수 있다.

▲중국어는 영어보다 쉽다

간체자에 대한 오해가 풀린다면 오히려 우리가 다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중국어를 잘할 수 있는 여건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산(山)을 말하는 山(샨-shan), 山(마운틴-mountain)이라는 글자를 놓고 보자. 어떤 언어를 배우기가 쉬울지 판단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런 중국어를 우리가 얼마나 많이 아는지 따져보자. 一, 二, 三…, 山, 江, 天, 海…, 男, 女, 父母, 椅子, 卓子…. 발음에 약간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자들을 알고 있다. 생활에서도 많은 한자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어를 배우게 되면 이런 내용들을 중국어로 흡수시켜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어의 발음이 어렵다는 얘기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중국어의 발음은 한자가 전파될 당시 거의 같은 발음으로 사용되던 것이 시간과 지역의 차이에 의해 지금처럼 바뀌어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없는 발음 형태가 있다고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원어민과 같은 발음을 낼 수 있다. 좋은 발음을 내기 위해 혀까지 잘라내는 영어에 비하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또 영어에는 복잡한 문법과 변화가 학습자들을 어렵게 하지만 중국어는 문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변화도 거의 없어 쉽게 배울 수 있다. 중국어가 어렵다는 편견만 버린다면 중국어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가장 쉬운 언어인 것이다.

중국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국제사회에서 가장 주목받으며 앞다투어 배우고자 하는 언어가 되고 있다. 중국어는 더 이상 우리가 선택해서 배울 언어가 아니라 필수적으로 배워야 할 언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원수(북방교육연구소 이사)

사진-중국어는 발음이나 문자 등에 대한 편견만 떨친다면 더없이 배우기 쉽고 친숙한 언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가장 주목받는 중국어에 대한 관심을 우리도 높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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