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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시비' 고모역서 첫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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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역에 가면/ 옛날 어머니의 눈물이/ 모여 산다/ 뒤돌아보면 옛 역은 스러지고/ 시래기 줄에 얽혀 살던/ 허기진 시절의/ 허기진 가족들/ 아, 바스라지고 부서진 옛 기억들/ 부엉새 소리만 녹슨다/…/ 아 이즈러진 저 달이/ 어머니의 눈물처럼 그렁그렁/ 옛 달처럼 덩그라니 걸려 있구나/ 옛 달처럼 덩그라니 걸려 있는/ 슬픔처럼 비껴 서 있는/ 그 옛날 고모 역에서'.

전국의 간이역 순례에 나선 박해수 시인(57·대구문인협회장)의 '고모역' 시비가 고모역에 선다. 경부선 철도 부설 100주년과 현대시 도입 100주년을 맞아 대구MBC가 전개하고 있는 간이역 시비 건립 캠페인에 따른 첫 작품이다.

16일 오후 3시 흘러간 옛노래 '비 내리는 고모령'의 무대인 고모역에서 첫 테이프를 끊는 시비 제막식에는 지역 문인을 비롯한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이날 행사에는 특히 색소폰 연주자 최광철씨가 박 시인의 시 '고모역'에 곡을 붙인 노래까지 선보이며 간이역 시비 건립이라는 초유의 행사에 더 큰 의미를 보탤 계획이다. 시비는 석공예 명장 윤만걸씨가 다듬었고, 서예가 류영희씨가 제자(題字)를 했다.

점차 사라져 가는 간이역에 얽힌 옛 정취와 향수를 되살리기 위해 간이역 시비는 매월 1기씩 세울 예정. 다음 순서는 영천 화산역이다. 박 시인과 대구MBC 관계자는 "우선 대구·경북지역의 12개 간이역에 시비를 세운 다음, 멀리 도라산역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철도청도 협조와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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