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하 스님 독립운동자금 비밀지원 자료 공개

오랫동안 통도사 주지를 지낸 김구하(金九河·1872~1965) 스님이 일제 강점기 비밀리에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했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40주기를 맞아 처음으로 공개됐다.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이 24일 공개한 자료들은 통도사 주지였던 송설우(宋雪牛)스님이 주지직에서 은퇴한 구하 스님에게 써준 독립자금 관련 영수증 5장, 안창호 선생 등 10명에게 자금을 지원했음을 나타내는 '사변시(事變時:3·1운동을 지칭) 출금증(出金證)' 등으로 구성돼 있다.

'重要文件(중요문건)'이라고 쓰인 종이에 조심스럽게 싸인 이들 문서는 구하 스님이 총 1만3천환을 독립운동 기밀비로 내놓았음을 나타내고 있다.

불교계의 독립자금 관련자료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문 스님은 밝혔다.

설우 스님이 구하 스님에게 1927년(소화 2년) 써준 영수증들은 구하 스님이 자신의 재산을 모두 통도사에 내놓은 것처럼 꾸며 자신의 재산을 모두 독립운동자금으로 빼돌렸음을 나타내고 있다.

구하 스님이 자신의 제사에 쓰기 위해 남겨놓은 제우답(김해와 양산의 토지 6천500평)을 모두 처분해 독립자금으로 내놓았다는 것이 현문 스님의 설명이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기미년 3·1운동 극비용건'이라는 부제가 붙은 '理由(이유)' 라는 제목의 해명서 형식의 스님 글에는 "통도사 주지 재직 시절 뜻이 있어 (3·1 운동의) 보조비용으로 마련한 돈이 1만3천환이다.

그 후 나의 반대파인 신태호(辛太皓) 등이 일제 강점기 사법관청에 상해 임시정부에 (내가 돈을) 송금했다고 나를 고소했다.

하지만 나는 통도사 주지 십수 년 재직 중 사교에 유용하게 쓰려고 하였을 뿐 독립운동을 위해 송금하지 않았다고 변명해 죄를 면했다.

그러나 해방 후에야 비로소 이 같은 사실을 공개석상을 통해 알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스님이 이른바 가짜영수증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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