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J M 배리의 인생과 '피터 팬'을 극화한 것이다.어느 날 공원에서 배리는 젊은 미망인 실비아와 그녀의 네 아들을 만난다. 아이가 없었던 배리는 활달한 아이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아이들 역시 위엄이나 가식이 없는 어린아이 같은 어른 배리와 가까워진다. 스스로 어른이 되기를 거부했던 배리는 거절당할 염려가 없는 아이들과 마술, 해적놀이를 하며 동심의 나날을 보낸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이가 될 즈음에 이들에게 커다란 슬픔의 씨앗이 싹튼다. 실비아가 폐암에 걸린 것이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평상시처럼 아이들 곁에 있다가 떠나기를 바랐으므로, 아이들에게 병을 알리지 않았다. 형제 중 유난히 예민하고 불안감이 심했던 '피터'는 어머니의 병세를 짐작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던 피터는 상처받는 게 싫어서, 아무것도 믿고 싶지 않았다. 피터의 눈에 가득 고인 눈물의 의미를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던 배리는 피터에게 진실할 것을 약속한다. 피터는 배리를 통해 조금씩 사람에 대한 불신을 극복해간다. '피터 팬'은 피터에게서 영감을 받아 지은 제목이며, 피터는 결국 배리의 자화상이었다.
여기서 배리의 두드러진 성격에 대해서 알아보자. 배리는 자신의 작품이 공연되는 동안, 무대 뒤에 숨어서 객석을 살핀다. 관객들에게 비난당하지 않을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는 사교적인 만남을 불편해하고, 아내에게 마저 적절한 애정 표현을 할 줄 몰랐다. 형식적인 결혼 생활에 지친 아내가 다른 남자와 염문을 뿌릴 때, 그의 대처 방법은 회피하는 것뿐이었다. 작가라는 직업은 이런 그의 성격에 잘 맞다. 사람을 접촉하지 않고 혼자 창작에 몰두하면 되니 말이다. 배리는 미망인 실비아에게 어떤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어떤 요구나 표현도 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없으면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보아 배리는 '회피성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회피성 성격은 비판이나 거절에 대한 불안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직업을 꺼린다. 자신이 사회적으로 어리석고, 매력이 없으며,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고 느낀다. 이들은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만 동시에 두려워한다. 실패했을 때 무시당하는 것이 두렵고, 거절당할 때의 고통이 두려워서 대인관계나 사회적 상황을 피한다.
실제로 배리의 성장 과정을 보면, 이런 성격이 형성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배리의 어머니는 자랑스럽게 여기던 큰 아들이 여섯 살에 죽은 후로, 죽은 아들만 마음에 품고, 배리를 돌보지 않았다. 형이 죽은 후에도 배리는 어머니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배리는 슬픔에 빠져 사는 어머니를 위해, 죽은 형의 옷을 입고 형 노릇을 한다. 그제 서야 웃어 보이는 어머니를 보고, 배리는 형이 네버랜드로 갔다고 생각했다. 배리의 회피성 성격은 어머니로부터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피하기 위한 방어였다. 배리라는 존재는 어머니 앞에서는 항상 부적당한 존재였던 것이다.
정신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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