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지진 늑장 보도…시민 '분통'

20일 오전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전국 각지에서 건물이 흔들리고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지만 관련 속보가 늦게 방송돼 시민들의 불안이 증폭됐다.

지진이 처음 감지된 시각은 일본 큐슈지방 후쿠오카 북서쪽 해상 45㎞에서 발생한 오전 10시 53분쯤. 그 여파로 국내서도 대구를 비롯한 서울, 부산, 광주 등 각지에서 리히터 4~5도 규모의 지진이 감지됐다.

재해 주관방송사인 KBS는 첫 진동 감지 후 14분이 지난 오전 11시7분 '부산·경남 지진 발생'이란 자막 방송을 내보냈고 '스타골든벨', '진품명품' 같은 오락 프로그램을 계속 방송하다 무려 54분이 지난 오전 11시 47분에서야 뉴스특보를 방송했다. MBC는 오전 11시 9분 '부산·경남지역 지진 발생, 전국이 흔들'이란 자막을 내보낸 뒤 11시32분 정규프로그램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중단하고 뉴스특보를 냈다. SBS는 11시 12분 자막에 이어 낮 12시 정규 뉴스 시간에 지진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에 비해 일본의 NHK는 지진 발생 1분여 만에 자막을 내보내는 한편 오전 11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1시간여 동안 특보를 긴급 편성해 재난 대피요령 등을 내보냈다. 또 방송과 신문, 통신매체들이 일제히 지진발생 사실을 전하면서 해일피해를 경고하는 긴급뉴스를 전했다.

이 같은 방송의 늑장보도에 대해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한 시청자는 "시민들이 동요하고 집 밖으로 나오는 지진이었음에도 대피방송조차 없다"며 "우리나라의 재난대비 방송 현주소를 보는것 같아 착잡하다"는 글을 올렸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