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는 우체통이 있지만 독도에서 편지를 받을 수는 없다?'
지난 2003년 독도에 고유 우편번호(799-805)가 부여된 데 이어 우체통이 설치됐다.
1950년대 독도 의용수비대가 암벽에 새긴 '한국령(韓國領)' 글자 옆에 자리 잡은 독도 우체통은 강한 해풍에 견딜 수 있도록 일반 우체통보다 2배 두꺼운 16mm FRP판을 사용했다.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무게 180kg짜리 검은색 오석을 받침돌로 놨다. 오석 앞면에는 태극기와 '대한민국' 'KOREA'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하지만 독도 소인이 찍힌 편지를 받을 순 없다. 독도경비대원이나 관광객들이 독도에서 편지를 부치더라도 '울릉우체국 소인'만 찍힌다. 울릉우체국에 사서함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독도경비대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독도 우체통에 들어있는 편지를 모아 울릉우체국에서 부치거나 도착한 우편물을 직접 받아간다.
독도의 주소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1~37'은 종전 '울릉읍 도동리 산 42-76'에서 2000년 울릉군의 조례 제정으로 신설됐다.
현재로선 관광객들이 독도와 관련된 증표를 남기려면 울릉우체국에 가서 '독도 독립문바위'라는 그림과 글자가 새겨진 관광통신 일부인(기념 스탬프)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경북체신청 한 관계자는 "최근 독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독도 위문편지가 하루 5통 이상 들어오고 있다"며 "독도우체국 신설은 어렵지만 독도에서 부친 편지에 한해 독도우체국 소인을 찍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독도경비대원들을 격려하고 싶으면 경북경찰청이 25일 개설한 독도경비대 홈페이지(http://dokdo.gbpolice.go.kr)로 E-메일을 보내면 된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바다가 문 닫을 시간이 되어 쓸쓸해지는 저물녘/ 퇴근을 서두르는 늙은 우체국장이 못마땅해 할지라도/ 나는 바닷가 우체국에서/ 만년필로 잉크냄새 나는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내가 나에게 보내는 긴 편지를 쓰는 소년이 되고 싶어진다 - 시인 안도현의 '바닷가 우체국' 중에서
사진:지난 2003년 설치된 독도 우체통. 뒤로 1950년대 독도 의용수비대가 암벽에 새긴 '한국령(韓國領)' 글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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