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공원 문경새재(문경시 문경읍 상초리)가 방송 드라마 및 영화 촬영 등으로 사적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공원관리사무소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사적 제147호인 문경새재 제1관문인 주흘관 앞 광장과 제2관문 조곡관 앞에서는 모 방송국의 드라마 촬영이 있었다. 내용은 임진왜란 발발 후 왜군에 의해 부산성이 함락되는 장면과 부산성과 동래성으로 백성들이 피란을 오는 장면 등이었다.
하지만 대형 수레로 성문을 부수는 이 장면 촬영에서 높이 3.6m 폭 3.56m 두께 11cm의 홍예문 성문이 수난을 당했다. 제작진들은 문이 상하지 않도록 최대한 연출기법을 동원해 촬영했지만 실제 상당한 충격은 피할 수 없어 보였다.
또 주흘관 뒤편 성곽 아래에서는 제작·출연진들이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이기 위해 불을 피워 건물과 성벽의 연기로 인한 그을음 피해도 우려된다. 더욱이 그동안 각종 사극물 촬영때마다 성곽 전투가 단골로 등장하면서 1관문 대문에 박혀 있는 못은 흔들거리거나 아예 빠져 달아난 경우도 있어 공원관리사무소가 방송사에 주물로 된 못을 구입해줄 것을 요구해 놓았을 정도.
이 밖에 문경새재 숲속 곳곳은 방송·영화사들이 촬영 도중 쉬는 시간에 말을 묶어놓아 나무껍질이 벗겨지는 피해도 잦다. 공원관리사무소는 이 같은 피해가 늘어나자 공원의 효율적 관리 차원에서 국립공원처럼 오전(일출~오후 1시) 12만 원, 오후(오후 1시~일몰) 12만 원, 야간(일몰~일출) 18만 원 등 촬영 이용료 징수 방안에 대한 조례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한편 주흘관은 숙종 34년인 1708년 축조했는데 구한말 일본군에 의해 문루가 불탄 것을 1922년 다시 지었고 지난 1966년 한 차례 보수를 했으며 최근에는 문경시가 성곽 위에 여장 공사를 하고 있다. 조곡관은 선조 27년인 1594년 축성된 이후 1907년 훼손됐다가 지난 78년 복원을 마쳤으며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물이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사진:최근 촬영된 모 드라마 제작·출연진들이 주흘관 성곽 아래서 가마솥을 걸어놓고 불을 피워 누각과 성벽에 그을음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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